최상호.한명현 SBS프로골프 최강전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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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 유명골퍼가 말했다.『늙어서 골프가 안되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연습을 안했기 때문』이라고….
운동선수가 나이 40에 들어서면 사양길에 접어들게 마련이다.
골프가 평생운동이기는 하지만 외국선수와 달리 체력이 열세한 국내선수가 40이라는 나이에 우승한다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1일 태영CC에서 끝난 쏘나타컵 95SBS프로골프 최강전에서 최상호(崔上鎬.40).한명현(韓明賢.41)두 40대 골퍼가 남녀부에서 동반우승,골프가 나이에 상관없는 평생운동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명현은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백86타,최상호는 합계 9언더파 2백79타로 우승,각각 2천만원과 4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특히 崔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시즌 총 2억1천9백35만5천4백20원을 기록,국내 골프사상 처음으로 단 일시즌 획득상금 2억원을 돌파한 「역사적 인물」이 됐다.
지난 88년 동아생명오픈 우승후 7년만에 정상정복의 기쁨을 맛본 韓은 욕심이 많다.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韓은 한가지고민이 있다.몇년전부터 오른팔꿈치 통증으로 고생을 해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韓은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했다.
여자프로 1기생으로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韓은 78년 프로데뷔후 이번 대회까지 1백16개대회에 출전했다.국내 여자프로 최다출장기록이다.
『걸을 수 있으면 언제나 대회에 출전한다』는게 韓의 각오다.
7년전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최상호는 지난 6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다.집에서 도배를 도와주다 넘어져 등을 다쳤다.샷이 안될 정도는 아니었지만항상 신경이 쓰였다.그로 인해 지난달 24일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는 우승없이 2위만 세차례나 했다 .그러자 『나이는 어쩔 수 없다.그의 시대가 간게 아니냐』는등 뒷말이 많았다.그러나 崔는 건재를 과시했다.그것도 시즌 첫 2관왕에 올라국내 간판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金鍾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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