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취재>국군의 날 특집-육군사관 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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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기상 나팔소리가 서울 불암산 기슭에 자리잡은 화랑대에 울려퍼지는 아침 6시.화랑연병장 동쪽에 위치한 생도기숙사인 화랑관 생도대광장에는 일직 사관생도의 지휘에 맞춰 중대별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조점호 행사가 이뤄진다.
『육사는 특수목적 대학으로 군사교육을 받는 곳인 것만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생도들은 각자의 적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고 규정된 학점이수를 통해 전공별 학사학위를 수여받습니다.』 육사 21기인 교장 장창규소장은 육사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육사가 추구하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맞게합리적이고 개성이 강한 군사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지성과 덕성을 함양케 하기위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필수적으로 연마해야 한다는 장창규교장은 새로 개정된 교과과정은 세계화.정보화시대에 부응해 졸업때까지 영어는 TOEIC 7백30점이상 수준,전산은 국가공인 사무정보기기응용기사 2 급자격 획득,무도는 태권도나 유도 2단이상 획득,그리고 운전면허는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된다고 한다.
학기수업 18주,여름.겨울방학 3주씩,하기군사훈련 7주로 편성된 육사의 교육과정.처음 받아보는 하기 군사훈련이 너무 힘들었다는 1학년 박시영생도는 입교해 제일 어려웠던 것은 몸에 익숙하지 않은 절제와 통제였다고 한다.『학과수업도 만만치 않습니다.교수들이 수시로 보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하루평균 3~4시간은 공부해야 하니까요.』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속으로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아마도 일반대학생들이 느낄 수 없는 보람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직■군인 이 되기를 어렸을때부터 꿈꾸어 왔다는 4학년 윤호중 중대장생도는 마음껏 공부하고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이 육사라고 한마디로 말한다.『지금 생도들은 외형적인 규제보다는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절제할 줄 아는 생도가 되기를 원하고 육사는 그런 기회를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달라진 육사의 가장 두드러진특징은 생도들이 교수부 수업이 끝나는 오후3시부터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생도들의 취미와 재능을 개발해 균형잡힌 인재를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각종 동아리 활동은 학술.예능.체육 등 3개 분야에 걸쳐 47개의 부서로 편성돼 있다.『신세대 개성을 살릴수 있는 교과과정이나 다양한 취미활동 등을 빼고라도 정규시간 외의 생활은 획기적으로 신세대 감각에 맞게 개혁한 것입니다.』 제7중대 훈육관 박병기소령은 말한다.
『침실에 놓인 전화로 외부와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고,밤늦게까지 공부하거나 소설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이러한 변화가 국민의 군대를 이끌어갈 창의력과 덕성과 용기를 지닌 21세기형 지휘관을 육성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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