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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망자 최소 2만2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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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얀마 서남부 지방을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한 2만20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덮쳐 20여만 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던 지진해일(쓰나미) 이후 최대 피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원조와 구호활동을 시작했으나 도로가 파괴되고 통신이 두절돼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미얀마 군사정부는 새 헌법 관련 투표를 강행키로 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가 양곤과 이라와디 삼각주를 강타해 1만5000여 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라와디 삼각주 부근 보라레이 지역에서만 1만여 명이 강풍에 휩쓸리거나 주택이 무너지면서 숨졌다. 이재민도 수십만 명이 발생했다. 복구가 진행되면 사망자는 2만2000여 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얀마는 5일 유엔 등 국제사회에 도움을 정식 요청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도 5일 “양곤 주재 미국대사관이 1차 발표한 25만 달러(약 2억5000만원)의 긴급 구호자금 외에도 지원을 늘릴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피해가 컸던 것은 우선 벵골만에서 불어온 사이클론 나르기스의 위력이 최고 시속 19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의 목조 주택 대부분이 붕괴됐고, 콘크리트 건물도 절반 이상이 파괴됐다. 특히 사이클론 중심부였던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은 미얀마 인구의 절반인 2500여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희생자가 많았다. 미얀마 정부의 늑장 대처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다. 로라 여사는 5일 “미얀마 국영 매체들이 위험을 알면서도 사이클론 경로에 대해 제때 경보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 증가로 맹그로브 숲이 파괴된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수린 핏수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무총장은 6일 “늘어난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계속 삼림 보호구역을 잠식하면서 파도의 방패막 역할을 했던 숲이 파괴돼 피해가 더 컸다”고 밝혔다. 아세안은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침수가 많이 진행된 지역으로 꼽았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서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휩쓸기 전후의 미얀마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NASA는 “4월 15일 찍은 사진<上>에선 남쪽에 있는 강과 호수의 윤곽이 분명한 반면, 나르기스가 지나간 뒤인 5월 5일 사진에선 주변 지역이 물에 잠겨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SA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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