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아테네서 '도예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오는 8월 제28회 올림픽을 여는 그리스 아테네시가 뜻깊은 문화 행사 하나를 공개했다.

올림픽 경기장이 있는 아테네 근교 아무루시에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국제 도예 올림픽 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인들의 스포츠 제전 성화를 맨 처음 올렸던 아테네는 발상지로 다시 돌아온 올림픽을 기리는 축제로 각 나라 대표급 도예 작가들을 초대했다. 체육 경기가 시작된 곳이자 고대 문화예술이 발흥했던 역사와 전통을 아우른 전시인 셈이다.

7월 19일 문을 연 뒤 영구 보존될 도예공원에 들어가는 작가들은 그동안 올림픽을 열었던 18개 나라 21개 도시에서 한명씩 뽑은 21명의 도예가다. 88 올림픽을 열었던 서울시를 대표할 작가로는 강석영 이화여대 도예과 교수가 선정됐다.

국제 도예 올림픽 공원의 공식 큐레이터인 불라 고넬라에게 초청을 받은 강교수는 23일 출품작을 마무리해 4월 중순께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강교수가 완성한 작품 제목은 '순수.화합.축제'(사진)다. 체육 경기를 통해 세계인의 화합과 조화를 꾀하는 올림픽 축제를 형상화했다. 정제된 흰색 흙(자기 소지)을 재료로 써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스포츠정신의 순수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한국의 풍토성과 흰색을 즐기는 민족의식을 드러냈다. 가로 스무 줄, 세로 스무 줄로 늘어선 400개의 원뿔 형태는 춤추듯 위로 상승하며 스포츠의 율동감과 인류 화합의 잔치 자리를 상징한다.

강교수는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 세계를 돌아보며 국가나 지역의 협소한 가치를 버리고 인간의 순수성과 조화를 통해 세계의 평화를 이룩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정재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