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유럽서 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디디에르 파스칼(40).
그는 마르세유에서 파리에 출장온 뒤 휴대폰이 달린 렌터카를 사용중이었다.
그는 휴대폰에 자신의 플라스틱 카드를 넣고 국내는 물론 국제전화까지도 자유롭게 이용했다.전화요금은 월말 신용카드대금 결제때 함께 청구될 것이라고 했다.
표면에 IC(Integrated Circuit)칩을 부착한 IC카드를 통해 전화를 걸면 요금이 사용자의 은행계좌에서 자동적으로 정산되는 것이다.
지금 유럽지역에서는 이같은 IC카드 열풍이 불고 있다.이 부문의 선두격인 프랑스는 작년말 현재 카드발급 수가 비자카드 9백70만장,마스터카드 5백30만장,카르테 블루카드 6백80만장등 모두 2천2백만장으로 IC카드에 의한 거래가 전체의 90%이상을 차지했다.
전화는 물론 이동통신및 정보통신이용료.주차요금.각종 티켓구매.교통요금.전기및 가스요금.유선텔레비전 시청료.자동판매기.게임기 사용료 등에 IC카드가 적용되고 공공부문에도 도입됐다.
환자용 IC카드에는 개인의 혈액형.혈압 등 기본자료를 비롯해진찰기록.병력.처방전.특이체질.금기약품 등에 관한 정보가 수록돼 응급시 신속히 치료할 수 있으며,개인 신분카드를 판독기에 꽂으면 IC칩 안에 입력된 얼굴사진이 화면에 나 타나 신분카드소지자의 진위여부도 손쉽게 식별할 수 있다.
영국.이탈리아.덴마크.벨기에.스위스.핀란드 등도 지난해부터 소액단위 거래가 많은 분야를 대상으로 IC카드를 시범운영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전면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럽지역에서 IC카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카드사용자나 가맹점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용자들은 기존의 신용카드와 선불(先拂).직불(直拂)카드 기능까지 갖춘 이 카드덕에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 요가 없어졌다. 가맹점도 종업원의 현금취급에 따른 도난이나 실수로 인한 비용을 크게 줄이고 판매시점에서 일정거래액에 도달하는 즉시 보너스를 제공하는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적극 도입해 고객유인효과를 높이고 있다.
IC카드는 기존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자석띠)카드의 기억용량이1백40자에 불과하고 데이터의 수록만 가능한 반면 IC카드는 1만6천자를 입력하면서 예입.인출은 물론 계산능력까지 갖췄다.
[파리=林一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