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벤처기업 NIB, 타이타늄 주조기술 국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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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NIB의 강황진 사장이 타이타늄 주조기계옆에 서 있다.

타이타늄(Ti)은 금속중 무게에 비해 강도가 가장 뛰어난 신소재다. 그러나 이 금속의 주조기법이 어려워 선진 몇 나라만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 벤처기업인 NIB가 이 소재를 주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서는 그동안 타이타늄 소재를 전량 수입해 사용해 왔다. 합금의 수입가격은 1kg에 4만~5만원으로 한해 무려 6000억~7000억원어치를 들여 오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20조원에 이른다.

타이타늄은 강도(100kg/㎡)가 철강보다 2배나 높다. 하지만 무게가 가벼워 비행기.우주 로켓소재에서부터 안경테.골프 헤드 등에 이르기 까지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녹이는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고난도의 기술이 들어가야 주조가 가능하다. 공기중에 산화가 잘돼 일반 용해로에 넣으면 그냥 녹아 버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NIB은 일본 요네다(米田)사의 도움을 받아 타이타늄 주조기술을 고안했다. NIB의 강황진(48)사장은 일본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요네다 가문과 인연을 맺었다. 요네다는 1백50여년의 전통을 가진 세계적인 주물제조 업체다. 6대째 가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사장이 도호쿠(東北)대학서 공부할때 요네다의 현직 사장과 친분을 쌓았다.

이런 인연으로 요네다사는 정밀 주조기술을 전수 받으려는 중국 업체를 물리치고 강 사장과 손을 잡았다.

포항공대 금속공학과 이종수 교수는 "타이타늄 용해주조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얘기를 듣고 반신반의했다"며 "국내 소재 업계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주조기술의 성공에 이어 양산 체제를 갖춘 NIB사는 화학공장용 밸브류와 절삭공구의 금형 등에 타이타늄주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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