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역사의 '아카데미상' 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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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 열린 올해 아카데미상의 진정한 승자는 '키위'라는 말이 있다. '키위'는 뉴질랜드인을 가리키는 말인데, 뉴질랜드에서 촬영되고 제작되고 스태프들이 참여한 '반지의 제왕'이 11개 부문을 휩쓴데서 나온 소리다.

이로써 '반지의 제왕'은 '벤허' '타이타닉'과 함께 오스카상 최다 수상작이 되었다.

1998년 오늘 (3월 24일) 개최된 제70회 오스카상에서 '타이타닉'은 무려 14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라 작품상·남녀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여객선 '타이타닉'의 침몰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피어난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제작비 2억8천만달러에, 최대 세트 제작, 그리고 자료 준비 기간 5년과 제작 기간 2년 등, "20세기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작"으로 평가받았다. 97년말 개봉되어 15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전세계 10억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타이타닉 신드롬을 낳았다. [요리로 재현한 타이타닉][타이타닉 패러디1, 2][타이타닉의 진실]

한편 2002년 오늘 열린 제 74회 시상식에서는 '트레이닝 데이'의 덴절 워싱턴과 '몬스터스 볼'의 할리 베리가 각각 남녀 주연상을 수상, 아카데미상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을 정도로 유색인종을 홀대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이 두 흑인 배우의 수상은 '대이변'이었다.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해티 맥대니얼이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25년이 지나서야 시드니 포이티어가 '들에 핀 백합'으로 주연상을 수상했다. 54년엔 전설적인 여배우 도로시 댄드리지가 '카르멘 존스'로 흑인 최초로 주연 후보에 올랐으나 그레이스 켈리에 밀려 분루를 삼켜야 했다.

덴절 워싱턴과 할리 베리를 포함, 2002년 당시까지 역대 흑인 수상자는 여덟명뿐이라고 한다.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아카데미상은 76년이라는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아카데미상 깜짝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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