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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차기 당권 정 vs 추 양강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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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세균의 ‘대세론’이냐, 추미애의 ‘바람’이냐. 통합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놓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4선의 정세균(진안-무주-장수-임실) 의원과 3선의 추미애(서울 광진을)당선인 간의 경쟁이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추 당선인은 이번 주부터 고향인 대구(7일)를 시작으로 부산(13일), 광주(15~17일) 등 지방 투어를 시작한다. 현지에서 의원·당원들과 접촉하면서 경북대 등 3곳에서 대학 특강 도 할 예정이다. 추 당선인 측은 4일 “무너진 당의 전통적 지지계층을 복원하려는 목표”라고 설명했으나 당내에선 사실상 당권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 당선인은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차기 대표감으로 23.0%의 지지율을 얻어 천정배(10.2%)·정세균(7.3%) 의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당 지지층에선 지지율이 39.8%로 정세균(11.7%)·천정배(7.0%) 의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대중 인기는 강세지만 구 민주계 출신으로서 당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포용·인화력 부족’이란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는 게 추 당선인의 고민이다.

반면 정 의원은 화려함은 없어도 여러 계파와 두루 관계가 원만하고 열린우리당 시절 당 의장·원내대표 등을 맡아 당내 기반이 탄탄하다는 게 강점이다. 정 의원은 요즘 눈에 띄지 않게 의원 및 낙선자들을 만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그와 당직 생활을 함께했던 오영식·우상호 의원 등 386 그룹들은 경선이 본격화되면 캠프의 주력 부대가 될 전망이다. 손학규 대표도 최근 사석에서 “차기 대표는 안정관리형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정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추 당선인에 비해 ‘선명 야당’ 색채가 부족하고 열린우리당 이미지가 배어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이처럼 두 사람의 특성이 엇갈리면서 투표권을 행사할 전당대회 대의원을 어떻게 뽑느냐가 중요해졌다. 당내 주류는 “대의원 지명권을 지역위원장에게 맡기자”(정세균 유리)고 주장하지만 구 민주계는 무작위 추첨(추미애 유리)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천정배(4선·안산 단원갑)·문희상(4선·의정부갑)·김효석(3선·담양-곡성-구례) 의원 등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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