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통일 그 이후"심포지엄-토론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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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브로클로스=남북의 언어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영근교수가 제안한 네가지 방안,그중에서도 통일적인 맞춤법과 언어규범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현실적이다.그것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는것이 필요하다.언어교육과정에서 북한과의 언어차이 를 밝히면서 가르치는 것,외래어의 통일도 언어이질화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독일의 경우를 보면 동독사람들이 통일 이후 언어사용에서 서독사람들보다 훨씬 힘들다.이력서 격식.개념.보험사와의 계약 등에서 서독의 언어를 따라야 하기 때 문이다.통일 이후 독일은두덴(Duden)사전을 새롭게 편찬해 동독의 역사를 반영한 언어 5천개를 새로 넣었다.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도 남북 언어통일사전을 만드는 것이며,서로의 언어 이질화를 과잉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경환=50년간 체제의 이념이 용해된 언어와 언어의 변형물이라 할 수 있는 상징물들을 처리하는데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남북간의 언어에 대한 공통적 해석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 놀이와 그림.영화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심지어 욕 설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과거의 동족상잔을 경험한 세대의 잣대로 언어의통합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50년대 이후 세대의 잣대에 맡겨야 할 것같다.
이남호=「단일한 심층문법」으로 만들어진 북한문학은 개방.자유.민주적 사회에서는 해체되거나 소멸될 수밖에 없다.따라서 통일이후 남북문학은 「거부항체의 결합」이 아니라 남한문화에 의한 북한문화의 접수로 끝날 것이다.물론 북한문화의 순수성을 정반합적으로 융합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김열규=북한문학은 칭송과 분노의 문학이다.소련은 반체제문학을 만들어냈으나 북한은 그것마저 불가능한 상황이다.이제 의사로서 어떤 치료를 할 것인가를 결단해야 하는 것만이 남았다.
고영근=북한도 한때 한자교육을 폐지했지만 다시 부활시켰다.정확한 음과 뜻이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국어사전보다 한자 옥편 편찬이 현실적으로 쉬운 방법이 아닌가 한다.영어교육보다 단계적 한자교육이 언어의 이질화를 막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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