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나라 통가 위성궤도 11개나 확보 美대리인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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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세아니아주에 있는 통가.인구 10만명의 소국(小國)이지만 우주공간에는 우리보다 훨씬 넓은 영토를 갖고 있다.지난해말 현재 이 나라가 갖고 있는 정지위성의 궤도는 11개.기껏해야 무궁화1,2호용 두 자리만 확보한 우리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무궁화위성같은 정지위성은 반드시 적도상공에 떠있어야 한다.지구와 똑같은 속도로 회전해야 하는 정지위성이 원심력과 지구인력간의 균형을 맞추려면 고도도 3만6천㎞를 유지해야 한다.이때문에 정지궤도에 띄울 수 있는 인공위성은 기껏해 야 1백80개 정도다.
이미 떠있는 정지위성이 1백40여개여서 남은 자리가 얼마 없어 우주진입경쟁에 참여하는 국가가 늘수록 정지위성의 터잡기경쟁은 치열해진다.궤도 확보에 혈안이 된 미국이나 프랑스등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중국.일본등의 눈치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기 쉽지않다. 미국은 결국 통가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게 됐다.소국 통가가 위성 부국(富國)인 속사정이다.통가는 이미 80년대말 미국의 대리인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해 위성궤도를 확보해 왔다.이 나라는 보유중인 위성궤도를 91년 유니 콤새틀라이트社에 두개,92년에는 림새트社에 빌려줬다.미국계 기업인 이들은 이 위성으로 호주.뉴질랜드를 비롯,인도양연안과 중국까지위성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17개,일본 16개,싱가포르 6개,말레이시아마저 3개를챙겨둔 위성궤도.먼저 쏘는 나라가 임자인 우주공간에서 우리의 전진이 늦어질수록 깃발을 꽂을 수 있는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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