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산책] '도회' 서울의 풍경 사진에 담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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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도회' 서울의 풍경 사진에 담아

사진작가 주명덕(64)씨는 1966년 홀트씨 고아원을 다룬 첫 개인전 '섞여진 이름들'에서 시작한 40년 사진작업을 우리가 살아온 땅과 현실을 기록하는 데 바쳤다.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서울 서교동 '스타일 큐브 잔다리'에서 열리는 '도회풍경'은 그가 반세기 가까이 지켜봐온 서울을 사진으로 읽은 개인전이다. '도시'가 아니라 '도회'라 이름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작가에게 서울은 시골의 반대편에 서 있던 대처(大處)의 기억으로 떠오른다. 번화하고 큰 거리에 나부끼는 거대한 광고판 옆에는 아직 나무가 꿋꿋하고(사진), 딱딱한 인공조형물 위로 펼쳐진 하늘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오가도 남는 것, 그 어쩌지 못하는 대자연의 순리와 정서 한 자락을 작가는 '도회풍경'이라 부른다. 02-323-4154.

*** 그림 속에서 꿈틀 거리는 생명

동양화가 김병종(51.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씨는 "붓의 움직임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다"고 말한다. 26일부터 4월 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여는 개인전 제목 또한 '생명의 노래'다. 뱀처럼 꾸불텅거리는 먹물의 흔적들 위에 물고기를 탄 인간들이 흘러다니는 '생명의 노래'(사진) 연작은 붓 한 자루에 온몸을 실어 출렁거리는 작가 자신의 흔적들이다. 치자로 물들인 닥나무 원료를 천연 풀에 반죽해 판을 짠 뒤 물감을 몇 겹씩 발라 올린 투박한 화면엔 조선 그림의 전통을 잇고자 애써온 그의 발품이 묻혀 있다. "풀들아 숲들아 고요히 눕고 힘차게 일어서느냐"고 읊는 화가의 목소리가 그림 속에서 울려나온다. 02-720-1020.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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