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일류한국의일류>1.반도체-삼성전자.日NEC 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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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금 세계는 초일류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는 무한 경제전쟁시대를 맞고 있다.이런 환경속에서 한국기업들은 세계 초일류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외국의 세계 초일류기업들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신기술개발과 경영혁신등 뼈를 깎는 수성(守成)전략을 펼치고 있다.中央日報와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공동기획으로 세계현장취재를 통해 삼성전자 對 일본전기(NEC),포항제철 對 신일본제철,현대자동차 對 폴크스바겐(독일)등 세계초일류기업과 한국일류기업 을 3회에 걸쳐 입체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편집자 註]도쿄(東京)중심부 미나토(港)區에 위치한 지하 4층.지상 43층짜리 슈퍼타워.
일본 기술의 상징인 NEC본사로 가을 하늘을 찌를 듯하다.반도체 무한경쟁속에서도 여전히 세계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세계 초일류기업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경기도 기흥반도체공장.2백50명의 연구팀이 세계 처음 개발한 256메가D램의 양산기술을 조기확보하는 연구에 매달리고 밀려드는 주문때문에 3교대로 돌아가느라 밤마저 잊은 모습이다.현재 반도체 세계7위에서 2000년 5위의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삼성전자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반도체를 놓고 세계 초일류를 지키려는 NEC와 초일류를 향하는 삼성전자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韓日 양국에서는 물론 미국등 전세계에서 불꽃이 튀고 있다.
아직은 양기업에 차이가 많다.94년기준 반도체매출에서 NEC는 79억4천만달러로 세계시장의 7.2%를 점유한 2위 기업이다.삼성전자는 48억9천만달러로 4.5%인 7위 기업.
〈그림 참조〉 반도체에다 가전.통신.컴퓨터등을 합친 종합전자메이커로서의 외형을 보면 아직은 골리앗과 다윗에 비유될 정도.
올 포천誌 8월호의 세계기업 순위로도 NEC 48위,삼성전자 2백21위다.
외형뿐만이 아니다.반도체 핵심기술이나 제품구성에서도 그렇다.
삼성이 메모리 기술에서 일본의 80~95% 수준에 불과하다는지적도 있다.조동성(趙東成)서울대교수는 『한국반도체의 신화』라는 책자에서 『삼성이 핵심기술보다는 일단 개발 가능한 주변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일본에 비해 기초기 술분야는 80%,설계기술은 90%,제조및 조립기술은 95%수준에 각각 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낸 기술특허를 보아도 NEC는 94년 9백1건(7위),삼성전자가 4백10건(23위)으로 아직 큰 차이가 있다.특허료가 반도체의 경우 매출의 7~8%나 차지하고 있어 삼성이 2000년까지 이같은 특허의 갭을 메울 수 있느냐가 삼성의 경쟁력확보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반면 NEC측은 특허료에대한 구체적 설명을 꺼리고는 있으나 자사의 특허를 경쟁사와 교환하는 「크로스 라이선싱(cross licensing)」으로 특허료 부담이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반도체 제품 구성비를 봐도 94년기준 삼성은 양산제품인 D램분야가 67%를 차지할 정도로 메모리에 집중돼 있다.기술수준과부가가치가 높은 非메모리분야는 비중이 미미하다.
이에 반해 NEC는 D램에서 非메모리까지 골고루 갖춘 반도체의 백화점 기업이다.
세계화에 관한 한 삼성은 아직 걸음마 단계.NEC는 영국.미국.중국등에 생산기지를 가동하는등 높은 세계화수준을 보이고 있다.반도체가 통상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소지가 많은 민감한 품목이어서 일찍이 현지화에 나선 것.반면 삼성은 美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社와 합작으로 지난해 8월부터 포르투갈에 소규모 조립공장을 가동중이고 미국에 10억달러 이상 들어가는 현지공장 건설 계약이 마무리단계에 있는 정도다.
그렇다고 삼성의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우선 최고경영진이나연구진이 일본에 비해 젊다.반도체는 진취성과 창의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 점은 삼성의 활력이 될 수 있다.
또 공장근로자 평균연령도 NEC는 34.4세인데 반해 삼성은22.5세의 섬세한 손끝기술로 생산수율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뒷받침한 것도 강점이다.
매출.투자신장률.기술개발속도등에서 NEC보다 훨씬 다이내믹한모습을 보이는 것도 삼성의 무기다.반도체 매출신장은 삼성이 지난해 60.7%를 기록할 정도로 90년대들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NEC도 지난해 매출이 15%정도 늘어 나긴 했으나 삼성보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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