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놔두면 사실상 무이자 … CMA로 옮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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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가가 널뛰기할 때는 주식을 팔아놓고 잠시 쉬는 것도 투자다. 하지만 쉴 때도 재테크는 필요하다. 대부분 투자자가 주식 계좌에 있는 돈엔 이자를 따지지 않는다. 주식을 싸게 사 비싸게 팔아 남기는 매매차익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계좌에 있는 돈에도 이자는 붙는다. 맡긴 돈의 액수에 따라 이용료율이 다르고 증권사별로도 차이가 크다. 좀 오래 쉴 요량이라면 아예 주식 계좌에 있는 돈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옮겨 놓는 게 유리하다. 이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 관리는=법에 따라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전액 증권금융에 예치하게 돼있다. 증권사가 고객 돈을 마음대로 끌어다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증권금융은 이 돈을 국공채나 머니마켓펀드(MMF)·환매조건부채권(RP)·양도성예금증권(CD) 등 단기상품에 투자해 연 4~5% 수익을 낸다. 고객이 주식을 사거나 돈을 인출하려 하면 증권금융은 일정 수수료를 떼고 돈을 증권사에 돌려준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증권사가 고객예탁금에 연 3% 안팎의 이자는 줄 수 있다. 하지만 증권사가 주는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은 높아야 2%다. 나머지는 증권사가 챙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증권사가 고객 돈을 이용해 잇속을 차린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증권사 설명은 다르다. 고객예탁금은 수시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돈이기 때문에 이자를 많이 쳐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보험료(예탁금 평균 잔액의 0.24%) 등 계좌관리에 드는 비용을 빼면 남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요구불예금에 연 0.1% 이자밖에 주지 않는 은행과 비교하면 증권사가 고객예탁금에 이용료를 후하게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용료율 비교해야=돈을 많이 굴린다면 이용료율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삼성증권은 5억원 이상에 2.8% 이자를 준다. 반면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짜다. 5억원이라도 1.5%밖에 안 된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5억원을 보름만 맡겼다고 가정해 보자. 이용료율이 2.8%면 약 57만5000원이 붙는다. 반면 1.5%를 적용하면 30만8000원밖에 안 된다. 보름 사이에 26만7000원 차이가 난다. 키움증권 주인 기획팀 차장은 “이용료율은 낮지만 그만큼 싼 주식거래 수수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오래 쉴 계획이라면 아예 이자를 많이 주는 계좌로 돈을 옮겨 놓는 게 유리하다.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증권사 CMA다.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데다 하루만 돈을 넣어둬도 연 5% 안팎의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의 종금형 CMA는 1년 예치 시 이자가 5.6%에 달한다. 게다가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이용하면 이체수수료도 없다. 주식 계좌에 있는 돈을 매번 CMA로 옮기는 것이 번거롭다면 이를 알아서 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오토머니백’은 주식 계좌에 남은 돈을 자동으로 MMF·RP 등에 투자해 연 5% 내외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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