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재단 2만번째 새 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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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지원이(左)와 어머니 최나영씨. [서울대병원 제공]

"지원이가 수술을 잘 받아 매우 기쁩니다. 얼굴이 아주 잘 생겼어요. 앞으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심장재단의 이용각(80) 이사장은 22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재단 진료비 후원사업의 2만번째 수혜자인 한살배기 지원이의 퇴원을 축하하며 선물을 건넸다. 李이사장은 "지원이에게 들어간 수술비는 그동안 재단의 후원으로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한 환자들이 모아줬다"면서 "'사랑의 이어달리기'로 지원이가 건강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지원이는 생후 1개월 때 예방접종을 받다, 심장이상 사실을 알게 됐다. 정밀검사 결과 폐동맥 협착.우심실 비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선천성 심장 질환의 일종인 '활로씨 4징' 진단을 받았다.

지원이 부모는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500만원이 넘는 수술비를 마련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월 8만원의 월세방에서 사는 지원이 가족은 아버지가 방향제 판매로 벌어들이는 월 70만원의 수입이 전부였다.

이러던 차에 지원이의 어머니인 최나영(27)씨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심장재단을 만났고, 지난달 12일 지원서를 제출해 수혜 대상에 선정됐다. 지원이는 지난 9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뒤 11일 소아흉부외과 김용진 교수의 집도로 수술받았으며 빠른 회복세를 보여 이날 퇴원했다.

심장병 환자의 진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1984년 창립된 한국심장재단은 매년 약 1000여명의 수술비를 지원해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후원해오고 있다. 재단은 2만번째 새생명 탄생의 기쁨과 함께 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축하 자리를 마련한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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