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예회관 축적모형으로 음향 검사 "音…音…이 소리가 좋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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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문화예술회관의 10분의 1 축적 모형에서 만난 건축가 신동재(左).음향 컨설턴트 전진용씨. 아래는 조감도..

지난 17일 수원시 송죽동 대우건설기술연구소 음향실험동 지하 3층. 내년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김해문화예술회관의 무대와 객석을 10분의 1 크기로 만든 축적 모형 앞에서 음향설계 마감재 변경과 개선을 위한 설명회가 열리고 있었다.

건축 설계를 맡은 신동재(다울 건축사무소 대표)씨를 비롯해 최갑인 김해문화예술회관 건립 추진팀장, 시공사인 LG 건설 현장사무소 나기덕 소장 등이 '무대'위에 앉아 음향 컨설팅을 맡은 전진용 교수(한양대 건축공학부)의 설명을 들었다. 실내 음향의 특성을 예측.분석해 시공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다.

"충분한 잔향(殘響)을 위해 2~3층 발코니석 프런트와 1층 좌우 벽면엔 화강석으로 된 다각형(多角形) 확산체를 부착하는 게 좋겠어요. 무대 천장에 흡음(吸音) 커튼을 달아 잔향 시간을 조절합니다. 무대가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유럽의 오페라 극장처럼 발코니석을 만들었습니다."

김해시 내동에 들어설 김해문화예술회관은 현재 1층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1995년부터 타당성 검토와 건축 현상공모, 음향 컨설팅을 거쳤고 지하 주차장으로 연결돼 있는 김해스포츠센터는 지난해 11월 완공됐다. 기획.설계.컨설팅 기간을 보태면 준공까지 10년이 걸린 셈이다.

음향 설계를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흔히 사용되지만, 국내 공연장 신축 과정에서 10분의 1 축적 모형을 제작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모형 제작에는 5000만원이 들었다.

김해문화예술회관은 처음부터 콘서트.오페라 겸용홀로 설계돼 잔향시간을 1초5~2초로 조절할 수 있다. '다목적홀'이지만 장르에 따라 신축성을 발휘한다. 객석수는 1484석(오페라 공연시 1378석). 총 건축비 예산은 스포츠센터를 포함해 760억원이다. 애초에 다른 지방 문예회관처럼 '부채꼴'객석으로 설계했으나 음향 컨설팅 과정에서 지금처럼 말발굽형과 장방형 구조의 절충형으로 바뀌었다.

댈러스 메이어슨 심포니홀, 토론토 리빙 아트 센터, 뉴저지 아트센터, 도쿄(東京) 신국립극장 등 설계팀과 김해시 공무원들이 함께 현지 답사한 외국 공연장만 해도 20여개가 넘는다.

10년째 회관 건립 추진팀에서 일하고 있는 최갑인 팀장은 "재정 확보와 함께 접근성 제고를 위해 스포츠센터와 연결시켰다"며 "체육 시설 이용객들을 위해 김해시립합창단 등 상주단체의 낮공연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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