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재료 HACCP 인증부터 챙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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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초등학교 강영림(53·사진) 영양교사는 “HACCP 인증 식품을 써서 조리하는 날엔 미리 교내 메신저를 통해 선생님들에게 통보한다”며 “HACCP가 선진 위생관리기법이란 사실을 알고는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학부모와 함께 식재료 공급업체를 선정할 때도(학교급식위원회) 먼저 HACCP 인증을 받았는지, 친환경 제품인지 살핀다. HACCP 인증·친환경 업체에 우선권을 주기 위해서다.

“ 위생적인 학교급식을 위해선 그 첫 단추인 식재료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납품업체에 HACCP 지정서·축산물 가공신고서·영업허가증·냉동과 냉장 차량 보유 현황 등을 깐깐하게 요구해요. 심지어 냉동·냉장 차량을 잘 관리하는지 알기 위해 차량에 대한 정기 소독 계약서까지 제출하도록 합니다. HACCP 인증 제품이 아닌 경우 공인 검사기관의 시험성적서와 식품품목제조허가서를 받아요.”

조리·보관·배식 과정에서도 HACCP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학교급식 HACCP의 핵심은 온도·시간·기록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배식까지 57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냉채 등 차가운 식품의 온도는 10도 이하를 유지하게 해요. 급식 위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식중독균은 열을 가하거나 소독제를 사용해 죽여요. 샐러드 등 가열이 불가능한 식품에 대해선 주로 염소 소독을 합니다. 조리 완료 뒤 2시간 이내에 배식을 끝내는 것도 학교급식 HACCP의 기본이에요. 식중독균이 증식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세균이 좋아하는 계란·육류 등 단백질 식품은 조리 뒤 1시간30분 이내에 섭취해야 안전해요. 남는 음식은 당연히 폐기합니다.”

학교급식법이 제정된(1981년) 이듬해에 경복초등학교는 학교급식을 시작했다. 급식빵이 아니라 밥·반찬을 포함한 완전 급식을 실시한 전국 최초의 학교다.

그는 26년간 이 학교에서 영양사로 재직했는데 단 한차례의 식중독 사고도 없었다는 기록을 갖고 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이 급식 안전의 비결이죠. ‘밥에서 쌀겨가 나왔다’ ‘채소에 벌레 먹은 부위가 있다’며 꺼려 하는 어린이에겐 ‘친환경 유기 농산물에선 흔히 나올 수 있으며 그런 식품이 건강에 더 이롭단다’라고 일러 줘요.”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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