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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9.9절행사 불참의미-主席 승계 늦어질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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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8일의 9.9절 행사에 김정일(金正日)이 불참했다.그는지난 8.15 50주년 기념행사(함흥)에 불참한데 이어 이번 행사에도 빠졌다.
이번 9.9절은 정권창립 47주년이어서 10년,20년으로 「꺾어지는 해」(북한식 표현)가 아니다.따라서 어차피 큰 행사가치러지지 않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에 관심이 모아진 것은 일부 외신들이 김정일이 9.9절을 통해 국가주석에 취임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았던 탓이다.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9.9절 주석취임을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행사가 조용히 지나간 것 이 새삼스런일은 아니다.
다만 권력승계 절차에 차질을 빚을 만한 일이 있는지,혹은 언제쯤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인지는 계속 관심거리로 남게 됐다.
김정일이 지난달 28일 여군 해상훈련장을 시찰해 훈련상황을 돌아본 것이 최근의 동정이다.올해 들어 그의 군부대 방문이 빈번하다.권력과도기의 군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고 그 자신이 국방위원장 겸 군최고사령관을 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 7~8월의 수재(水災)극복을 위해 진두지휘한 것으로 북한방송들은 전한다.건강악화로 집무가 어렵다는 소문도 없는것은 아니지만 정치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게 당국및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재 때문에 승계가 늦춰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일고 있다.계속되는 에너지난.외화난.식량난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물난리까지겪어 평양정권을 폭포수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는 얘기다.김정일로서는 노동당 창건 50주년을 맞는 10월10일 을 계기로 당총비서에 추대되는 7차당대회와 당창건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생각이겠지만 물난리 때문에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김정일이 당총비서.국가주석 직에 같은 시기에 추대되는 방법과나누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정부 일각에서는 10월에 두 직위를 한꺼번에 승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전문가들 사이에는 시기적으로 분리시킬 가능성(주석취임 내년 봄 )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분리 가능성은 경제난의 수렁속에서 주민들에게 희망을 줄만한 새 경제계획을 작성하기 어렵고 김정일이 국가주석 취임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뒤로 미루려고 할 것이란 판단이다.
〈兪英九 本社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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