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2CM장신으로 고교농구 휘젓는 16세 김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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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데뷔 첫무대에서 고교 최고의 센터로 떠오른 샛별이 있다.
22㎝의 키에 생고무가 튀는 듯한 유연성,다른 선수들보다 한뼘이나 긴 두 팔,실업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김유택(金裕宅.기아자동차)을 빼다 박은듯 깨끗한 골밑슛.
화제의 주인공은 김주성(金周成.22㎝.동아고.16세).
농구입문 1년도 안되는 金이 지난 8월30일 고교농구시즌 끝물인 가을철 중고농구연맹전에서 첫선을 보이자마자 본부석에는 스카우트를 위해 관중석을 찾았던 대학감독들이 몰려내려와 김주성의인적사항을 파악하느라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金은 데뷔전인 군산고와의 경기에서 22득점.8리바운드를 올리고 슛블록을 5개나 성공시켰다.상대가 약하긴 했지만 데뷔전이라는 부담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약한 상대인 목포상고.삼일상고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金은 4일송도고와의 준결승에서 무려 33점을 폭발시켜 팀을 결승고지까지끌어올렸다.
〈관계기사 39面〉 낙생고와의 결승에서 경험부족으로 경기종료5분전 5반칙 퇴장당했으나 10점차로 뒤진 후반 리바운드를 독점,시소게임으로 이끄는 위력을 보였다.
김주성의 농구입문에는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연상케 하는 믿지 못할 사연이 숨어있다.
金이 농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해운대중 3년이던 金은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로 어느날 하교길에 농구인의 눈에 띄어 볼을 잡게 되었다.2나 되는 키를 눈여겨 본 동아고 이상국(李相局)코치의 선배가 『발꿈치만 들어도림이 손에 잡힐 만큼 엄청나게 키가 큰 중학생이 있다』고 李코치에게 귀띔한 것이 농구의 길로 접어들게된 계기.
李코치는 金의 부모를 설득,농구부가 있는 영남중으로 전학시킨후 동아고로 스카우트했다.
金의 농구감각은 천부적이었다.국민학교시절 높이뛰기 선수답게 탄력이 좋고 팔도 길었다.수비에서는 눈치가 빨랐고 골욕심이 많은데다 게임의 흐름을 직감적으로 이해했다.
金은 지체부자유자인 김덕환(47).이영순(39)씨 부부가 공장에 다니며 어렵게 기른 1남1녀중 장남.부친의 키는 170㎝남짓하고 어머니는 160㎝도 되지 않는다.양친이 키가 작은 편인데도 남매는 장골이어서 중학교 2년생인 여동생 향란(경남여중)도 180㎝의 장신으로 배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李코치는 아직도 키가 자라고 있는 金의 농구센스가 뛰어나고 운동신경도 발달해 현재 84㎏인 체중을 5~6㎏만 늘리면 졸업무렵 고교 최고의 센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장담하고 있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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