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흡연 위험경보-임신부.자녀앞 흡연 급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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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주부 흡연이 늘고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주부들의 모습은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심심치 않게목격되는 실정이다.심지어는 자녀가 보는 앞에서 담배를 입에 문주부도 눈에 띄어 충격을 줄 정도다.
주부들이 많이 가는 서울 강남의 P커피숍 종업원 최성은(23.여)씨는 『주부 손님중 절반 가량이 담배를 피우며 일부는 어린아이를 옆에 두고 버젓이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두살배기 딸을 두고 있는 金모(30.여.경기도광명시)씨는 자타가 인정하는 「골초 주부」.대학시절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이제는 스스로도 니코틴 중독을 인정한다.딸을 임신한 뒤 담배를끊었으나 지난 4월부터 다시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는 『딸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만담배를 피운다』고 말했지만 스스로도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것은인정하고 있다.
朴모(37.서울노원구상계동)씨는 살을 빼기 위해 담배를 찾는케이스.지난해 둘째아이를 낳고부터 몸이 불기 시작해 체중조절을위해 담배를 배워 지금은 애연가 수준이 됐다.
朴씨의 경우 부부가 모두 담배를 피우는데 시어머니가 방문했을때 아들이 『이것은 아빠 담배,저것은 엄마 담배』하며 담배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크게 당황한 적이 있을 정도.하지만 이제는담배맛에 길들어 끊기 힘든 상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남자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68%에 달했고 여성은 3.4%선.
성인남자의 흡연율이 매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여성흡연율은 매년 증가추세다.
김일순(金馹舜.59.연세의료원장)회장은 『이중 30대 가정주부의 흡연율은 5% 가량이나 흡연 주부가 응답을 회피하는 점에비추어 그 비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주부흡연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자녀에까지 치명적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샌디에이고) 가정예방의학과 힐러리 클로노프 코엔 교수가 지난 3월 미국의학협회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임신중과 수유기.생후1년 안에 아기가 담배연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숨지는 유아급사증후군(SIDS)에 걸릴 가능성이크다는 것.
코엔 교수는 89~92년 캘리포니아州 남부 5개郡에서 아기가SIDS로 사망한 부모 2백쌍과 그렇지 않은 부모 2백쌍을 인터뷰한 결과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가정일수록 SIDS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부 흡연은 가정파탄을 초래하기도 한다.金원장은 『지난해 니코틴 중독 때문에 남편이 강제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시켰던 30대 주부는 가족 몰래 병원을 빠져나가 사라지는 바람에 가정이 풍지박산난 경우』라고 소개했다.따라서 담배는 무조 건 끊어야 한다.그 방법으로는 점차 담배를 줄여나가는 방법보다 전격적으로멀리해야 한다.
담배가 생각나면 사탕이나 물등을 마시고 흡연욕구를 분산시킬 수 있는 다른 취미생활을 즐겨야 한다.
그러나 니코틴 중독이 심할 경우는 병원의 금연클리닉을 찾아가도움을 받아야 한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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