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접어 든 심슨 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美 풋볼영웅 O J 심슨의 살인혐의 사건을 다루는 재판정에서전직 경찰의 무분별한 인종차별및 가혹행위 발언 녹음테이프가 공개돼 소수민족에 대한 경찰의 인종차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인물은 지난해 6월 심슨의 이혼한 아내 피살사건 현장과 인접한 심슨의 집 앞에서 피묻은 장갑을 발견한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의 전직 경찰 마크 퍼먼.
피고 변호인측으로부터 인종차별주의자로서 흑인인 심슨에게 죄를뒤집어 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퍼먼은지난 3월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차분하게 증언해 신뢰감을 불러 일으켰다.
증언이후 경찰직을 사임한 그는 또 지난 10년 이내에 흑인의비어(卑語)인 깜둥이(Nigger)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느냐는 변호인의 추궁에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러나 최근 노스캐롤라이나大 교수며 시나리오 작가인 로라 매키니(女)가 지난 85년부터 사건발생직후인 지난해 6월까지 경찰관련 영화대본을 쓰기 위해 퍼먼과 대담한 녹음테이프가 법정에서 일부 공개됨에 따라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며 가혹 행위 경찰이라는 눈총을 받게 됐다.
그는 이 테이프에서 흑인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고 구타하는등 히스패닉이나 흑인을 인간이하로 가혹하게 다루었다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흑인의 비어인 깜둥이란 말을 41번이나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깜둥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거짓말로 밝혀진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지난 92년 로드니 킹 구타사건에 따른 흑인폭동의 상처가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저명인사로 각광받는 심슨은 지난해 6월12일 이혼한 백인 전처(前妻)니콜 브라운과 그녀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전체 재판과정이 매일 TV로 생중계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聯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