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도의원,서울시교육위원 아태재단-금품수수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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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낙도(崔洛道)의원과 서울시교육위원들의 亞太재단 후원금에 대해 검찰이 소환및 본격 수사에 나서자 새정치국민회의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사정(司正)바람이 몰아닥친다고 느끼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서해유통 뇌물사건을 비롯한 전주와 해남의 기초단체장선거관련 수사등 잇따른 사정 칼날이 국민회의를 겨냥하고 있다고보고 있다.
잇따른 검찰수사중 국민회의를 가장 당혹케 하는 것은 亞太재단후원금 부분이다.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서울시 교육위원중 20여명이 亞太재단 후원회에 돈을 내고 당선됐다는 폭로를 김대중(金大中.DJ)창당준비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공세로 받 아들이고 있다. 亞太재단은 알려진대로 DJ(金위원장)가 93년말 설립한 연구재단으로 그간 그의 정계복귀의 전초기지로 인식돼왔다.
특히 후원회는 구여권 출신인 이동진(李東鎭)前의원이 회장을 맡아오며 왕성한 확장을 거듭,현재는 일반.특별회원이 8천여명에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金위원장은 정계복귀 후에도 亞太재단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공식창당후에도 계속해 이사장직을 맡을 방침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亞太재단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초긴장한 모습과 격앙된 심사를 감추지 않고 있다.金위원장의 자금줄을 겨냥한 직격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국민회의 관계자들은 30일밤 수사소식에 접하자『여권이 전면전을 걸어오고 있다』며『해볼테면 해보자.우리도 카드가 있다』고 반응하는등 여야간 초강경대치를 예고했다.
당장 金위원장도 30일 밤 인천.경기 단체장들과의 만찬석상에서 기자들과 만나자 직접 언급은 피했지만 굳은 표정으로『좀더 두고 보자』는 말을 거듭했다.
바로 1주일전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청와대에서 3년만에 얼굴을 맞댄 그로서는 최상급의 불만표시를 침묵으로 표현하는 듯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金위원장의 이런 표정에『이런 때 일하라고 대변인이 있는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그는『亞太재단후원회 부회장인 서울시의회 간부가 가입 신청서를 배부한 것은 사실』이라며『그러나 교육위원 후보 50명중 후원회원 은 12명에 불과하며 그중 1~2명이 최근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최낙도의원에 대한 검찰수사는 국민회의 평의원들을 긴장시키는 대목이다.崔의원은 31일 은행대출 알선.수재 혐의로 소환될 예정이다.검찰에 따르면 崔의원은 P기업이 전북은행으로부터 20억원의 대출을 받도록 알선하면서 수천만원을 챙겼다는 얘기다.
崔의원은 친척 회사에 납품할 수 있도록 소개해줬을뿐 대출과는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검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따라서 법망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고있다. 국민회의측은 검찰이 金위원장의 자금줄까지 수사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을 국민회의에 대한 단계적.전방위(全方位)「목조르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또 어떤 사건을 만들지 모르고,이것은 전초전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아울러 이원종(李 源宗)청와대정무수석이 민주당을 방문한 다음날 亞太재단 수사와 崔의원소환이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여권 핵심부의 의도를 경계하고 있다. 인위적 정계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특히 뒤늦은崔의원 소환과 전주시장 선거수사를『궁극적으로「전북 홀로서기」를지원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국민회의는 전반적인정치권 사정 바람으로 여권의 이탈이 주춤해지는 효과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金鎭國.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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