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최근 자신의 거취를 놓고 고심하던 끝에 미국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2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현재 미국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 대학원 등에 제출할 연구원 지원서를 작성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대학이나 자격ㆍ기간ㆍ시기 등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가게 되면 미국이 유력한 후보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미국행 결심이 포착되자 일각에서는 ‘MB 행보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좌장격인 이 의원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했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다. 여당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출마한 선거에서 패했다는 사실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회에 무난히 입성한 다음 7월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깨진 것이다. 이 의원 측은 최근 “제17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국회의원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최종적인 거취는 그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정가에선 이 의원의 미국행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미국에서 휴식기를 가진 뒤 수도권 재보궐 선거나 지방선거, 대운하 본격 시작 시점에서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없는 듯 지내다 이슈를 몰고 재기하게 된다면 이 대통령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