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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 성창순 재즈와 만나 흥겨운 무대-13일 세종문화회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명창 성창순(成昌順.61)씨가 국악인생 50년만에 재즈와 첫만남을 시도한다.
오는 9월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국악공연으로는 보기드문 대형무대를 마련하는 成씨는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판소리)의 보유자.
成씨가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한 이번 공연은 韓.美.日.阿 출신의 다국적 재즈그룹 「월드 재즈 클럽」을 비롯,김덕수패 사물놀이,정상급 국악인들로 구성된 시나위합주단이 가세해 다양한 음악장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흥겨운 한마당」으로 꾸며진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월드 재즈 클럽」과 시나위의 연주가 흐드러지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成씨가 이끄는 새한합창단과 함께 메들리로 부르는 『농부가』『남한산성』『진도아리랑』등의 전통민요. 이에 앞서 재즈와의 만남을 꾸준히 시도해 온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월드 재즈 클럽」의 즉흥연주가 펼쳐지면 成씨는 판소리와 민요로 다져진 탁월한 발성으로 내는 구음(口音)으로 이에 가세해 무대를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몰고 간다.
지금까지 줄곧 판소리와 민요만을 고집해 오던 成씨가 재즈.사물놀이와의 만남을 과감히 시도하게 된 것은 「판소리의 세계화」에 대한 절실한 사명감 때문이다.
成씨는 이미 몇년전부터 「월드 재즈 클럽」등 여러 재즈 앙상블로부터 협연 제의를 줄기차게 받아 온 터지만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한 확신이 서고 난 다음부터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 미루어 왔다.
현재 명예교수로 있는 호주 그리피스 대학에서 「판소리교실」 강의차 호주를 방문중인 成씨는 本紙와의 국제 전화통화에서 『88년 서독 쾰른대 초청으로 「심청가」를 공연하면서부터 「국악의세계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해 외 순회공연도좋지만 다른 나라의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무대를 자주 만들어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成씨는 『작년에도 「월드 재즈 그룹」으로부터 합동공연을 제의받았지만 쑥스러워 거절했다』면서 내년부터 1년에 1회 정도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월드 재즈 클럽」은 한국의 유복성(봉고 드럼),미국의 JC클라크(베이스),일본의 사토 마사히코(피아노),아프리카의 라틸 시이(타악기)등 다국적 연주자로 구성된재즈그룹.시나위 연주단에는 이생강(대금).김영재 (해금).윤윤석(아쟁).김광복(태평소).이성진(장구).임경주(가야금).김무길씨(거문고)등이 참여한다.또 함께 출연하는 새한합창단은 지난93년 「성창순의 판소리와 민요교실」강의 수강생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국악 합창단이다.
成씨의 무대와 더불어 청중을 매료시킬 프로그램은 「월드 재즈클럽」이 자진모리.휘모리.중모리 장단에 맞추어 재즈를 연주하고유복성씨가 라틴재즈곡 『멋』을 선사하는 대목.
한편 재즈와 국악의 만남에 앞서 채향순 무용단과 한국무용가 정명자씨의 우리 춤사위,김정예씨 등의 가야금병창,성창순씨의 판소리 『심청가』중「심청이 눈뜨는 대목」등 우리 전통예술 무대가펼쳐진다.
李長職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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