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代가 공격경영 주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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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고 경영자의 나이가 기업경영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들어 40대 경영자를 잇따라 배출하고 있는 동양그룹과 장수경영인이 많기로 소문난 코오롱그룹은 최고 경영자의 나이와 기업경영과의 함수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양그룹은 지난주 투자금융 신임 대표이사로 올해 42세인 조왕하(趙王夏)사장을 선임했다.
趙사장은 투금 업계 최연소 사장인데다 유일한 40대여서 화제가 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증권 대표이사에 올해 49세인 안길용(安吉龍)사장이 취임한 바 있다.
역시 증권 업계 최연소 사장이다.
이에따라 동양그룹은 19개 계열사중 9개사 대표이사에 40대를 포진시켰다.
현재 동양그룹 대표이사진의 평균 연령은 50.3세.40대 회장에 40대 경영인이 대거 포진한 가장 젊은 그룹으로 손꼽힐 만하다. 반면 동양과 비슷한 외형규모인 코오롱그룹은 30대 그룹중 상대적으로 대표이사 평균 연령이 높고 장수하는 사장들이 많은 그룹으로 손꼽힌다.
19개 계열사중 이동찬(李東燦.73)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웅열(李雄烈)부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50대 이상이다.
李부회장을 제외하면 이 그룹 대표이사의 평균 연령은 55세에달한다.코오롱유화의 나공묵(羅公默.58)대표이사는 76년이후 19년째 사장직을 지키고 있다.
羅사장은 30대그룹을 통틀어 최장수 전문경영인중 한 사람이다. 또 건설.엔지니어링의 석학진(石學鎭.57)회장,한국화낙의 김병원(金昞源.66)사장,코오롱상사의 최석철(崔奭喆.59)사장도 대표 취임 8~13년의 장수경영인들이다.
반면 동양은 재임기간을 보더라도 현재현(玄在賢.46)회장의 손아래 동서로 제과 대표이사인 담철곤(譚哲坤)부회장이 89년 이후 대표이사를 맡아 오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90년이후 취임했다.
지난해 이후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만도 13명이나 된다.
동양그룹 대표이사진의 연령이 이처럼 낮고 교체가 빠른 것은 우선 그룹 총수인 젊은 玄회장의 취임에 따른 것이다.
젊은 회장의 취임으로 기업체질에 일대 혁신이 진행중이다.젊은경영진의 수혈이 불가피했다는 측면이 있다.
성장성이 낮은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금융과 정보통신등새로운 사업 분야에의 진출을 가속화한 것도 세대교체를 빠르게했다. 趙투금 사장.SHL의 염휴길(廉烋길)부사장.선물(先物)대표인 심혁(沈革)상무등이 이에 해당된다.
재계는 89년 30대그룹에 끼지도 못했던 동양그룹이 玄회장 취임 이후 6년만인 지난해 20위로 뛰어오른 데에는 경영진의 활발한 세대교체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이 크게 기여했던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40대 최고경영자의 잇단 영입.등용으로 기존 인력의 동요등 조직의 안정성이 적잖게 흔들리고 있다는 내부비판도 있다. 이에 반해 코오롱 그룹에 장수 임원들이 많은 것은 한번 사람을 뽑으면 웬만한 잘못으로는 중도에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는 역대 그룹 총수들의 인사철학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자기 사람을 믿고 중시하는 인사철학은 조직에 화합과 안정성을불어 넣어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룹내 중견간부들을 중심으로 인사정체에 따른비효율성과 불만도 나오고 있다.
코오롱이 80년대 재계 14위 그룹에서 지난해 15위로 밀려난 것은 경영층의 신진대사 부진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그러나 李부회장의 그룹 경영권승계가 임박해지면서 이 그룹도 계열사 최고 경영층의 대폭적인 물갈이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車鎭庸.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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