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께 東北亞도 말라리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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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날씨야 원래 변덕스러운 것이지만 최근 세계 곳곳의 이상기후.
기상이변은 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기상전문가들은 이미 지구가 예전과 다른 기상국면에 접어들었다는데 비슷한 견해를 보인다.
지구의 기상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 변화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또 한편에서는 기후가 어느 정도 변한다 해도 농작물의 작황등에나 영향을 끼칠뿐 그 결 과가 그리 치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언뜻 사소하게 보일지라도 인간의 생활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경종을울리고 있다.
네덜란드 국립복지환경보호연구소의 윌렘 마르텐스 박사팀이 영국의 앤터니 맥마이클 박사팀과 공동으로 연구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한 영향으로 오는 2000년 후반께부터는한반도 등 동북아 지역의 말라리아 발생위험도가 현재보다 60~70배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다.마르텐스 박사는 이외에도 대체로현재 말라리아 안전지대인 미국.남유럽 역시 위험권에 놓이게 될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기후변화 예측컴퓨터 모델인 IMAGE등을 이용해 전세계를 위도 5도.경도 7.5도의격자로 구분한 뒤 2000년대 후반 지역별 위험도를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도 말라리아가 빈번히 발생하는 아프리카 열대지방.남미 적도지방 등은 물론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더 많은지역이 말라리아 발생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변한다는 것이다.연구팀은 2100년께 지구의 평균온도가 지금보다 섭씨 5.
2도 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전제로 이같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말라리아의 발생은 2종류의 말라리아 모기에 의해 주도되는데,이들 모기는 섭씨 20~25도의 온도와 60%이상의 높은 습도에서 가장 왕성하게 번식한다.마르텐스 박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단지 말라리아만을 대 상으로 했지만 그밖의 다른 풍토병 역시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한때는 공룡까지 멸망시켰던 기후변화가 몰고올 또다른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매사추세츠(미국)=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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