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세계 차원 협력 ‘21세기 전략동맹’ 합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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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 01면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해 마중 나온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9일 오전(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 동맹을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는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명박·부시 대통령 캠프 데이비드서 첫 정상회담 … 구체적 청사진은 7월 답방서 채택할 듯

청와대가 정상회담 직전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두 정상은 한·미 동맹을 자유와 민주주의·인권·시장경제의 가치와 신뢰를 기반으로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21세기 전략동맹은 한·미 동맹을 군사 분야 외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적 관계로 확대·심화시키고, 지역적으로도 한반도 안보를 넘어 동북아와 다자 질서, 국제 안보를 포함한 범세계적 문제에도 협력하는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회담 관계자는 설명했다.
양국이 1953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사실상 한반도 방위에 국한됐던 한·미 동맹의 역할을 세계적 차원으로 조정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를 바탕으로 관계 장관들이 양국 간 새 안보선언 형태의 ‘한·미 동맹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준비토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래 비전은 올 7월 부시 대통령의 한국 답방 때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회담 관계자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조속히 폐기하도록 6자회담을 통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사가 없으며,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주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부시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 구상(북한이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안에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비롯한 한국의 대북 정책에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에 대해선 FTA가 양국의 경제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조속한 비준을 위해 양국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청소년·유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키로 하는 동시에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이클 처토프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18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은 이르면 올해 안에 관광과 사업 목적으로 90일 이내 단기 체류를 희망할 경우 비자를 받지 않고도 미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하려면 전자 여권을 반드시 소지해야 하고, 사전에 미국 정부가 지정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제공한 뒤 여행자 승인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외교부는 9월 말까지 전자 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MOU 체결 뒤 “한국의 VWP 가입으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일본 도쿄에 도착한 뒤 다음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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