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5일째 상승 … 한 달 만에 1000원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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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다시 1000원 선으로 올라섰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달러당 8.7원 오른 1000.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닷새 연속 오른 것으로 1000원을 다시 넘은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근 한 달 만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역외에서 달러 매수에 나선 데다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내다 팔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이후 약 1조7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또 원유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수입 업체의 달러 수요도 그만큼 늘고 있다.

여기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환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도 상승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16일 강 장관은 “환율이 1000원 전후로 올라가면서 계속 악화되던 여행수지의 추세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중앙은행에 (환율 정책권을) 준 적도 없고 되찾을 것도 없다”며 재정부가 환율 정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발언이 시장에 환율 상승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 홍승모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가 원화 보유분을 줄이려 하고 있다”며 “일단 1000원 선이 뚫린 만큼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달처럼 하루 20~30원씩 오르내리는 급격한 변동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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