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광복50周 기념"국제학술대회 주제발표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국 산업의 발전역사를 재조명하고 앞으로의 방향등을 모색하기위한 국제 학술회의가 22일 롯데호텔에서 열렸다.한국산업연구원(KIET)이 광복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의 산업:발전역사의 조명과 21세기 비전 모색」이란 주제로 개최한 이번 학술회의에는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스탠퍼드大)교수와 MIT大의 앨리스 앰스덴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의 유명인사들이 참석,주제발표에 이어 경제발전 단계에서의 정부역할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두 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여러가지 연구분석 결과를 고려할때 한국 등 동아시아의 고속성장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이들의 고속성장은 초기사회주의 국가의경제성장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아시아 경제는 첫째,경제개발 초기에 낮았던 저축과 투자율이 성장과 더불어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고 둘째,경제발전과 함께 급속한 교육투자를 통해 인적자원을 확대해 왔으며 셋째,다른 나라들보다 경제활동에서 수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의 특징을 보였다. 아시아의 고속성장을 가능케했다는 주장에는 세가지 부류가 있다.홍콩과 같이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했다는 원론주의자,정부개입을 통해 높은 무역장벽을 쌓아놓고 수출이 주도하는 정책이주효했다는 수정주의자,그리고 아시아의 특유한 문화가 고 속성장을 이룩했다는 문화주의자들이 그들이다.대부분 연구분석의 근거가없는 주장들이다.
정부의 개입이 아시아의 특유한 고속성장과 발전을 가능케했다는소위 「수정주의자」들의 주장에는 특별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볼때 아시아의 고도성장은 주로 높은 저축과 투자를 통한 물적자본의 축적,높은 교육투자를 통한 인간자본의 축적등 생산에 필요한 요소들의 투입량을 늘림으로써 가능했다고 본다.한마디로 자본이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의 생산성향상이나기술진보는 고속성장에 별로 기여하지 않았다.일본의 경우는 고속성장과정에서 생산요소의 투입량뿐 아니라 생산성 증가도 있었다.
생산요소의 투입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때 과거와 같은 아시아 국가의 고속성장은 향후에는 지속될 수 없고 이미 사회주의국가,심지어 일본 등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아시아경제도 장기적으로는 정체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부 개입을 중시하는 아시아의 경제정책이 시장체제를 중요시한 서방의 경제정책보다 우월하지 않으며,여타 개도국들이 경제발전을 위한 교훈을 아시아 중진국들의 성장경험에서 찾는것은 위험한 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