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엔사무총장 부트로스 갈리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집트 출신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외교가에서 여로모로 화제의 인물이다.선출 당시부터 미국의 반대속에 우여곡절을 겪었고,취임 후에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바람을 일으켜왔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멀로니 캐나다 총리를 차기 총장으로 점찍어 놓았던 미국의 구상을 뒤엎고 프랑스와 아프리카 세력의 지원을 배경으로지금의 자리를 차지했다.
업무 스타일부터가 독특하다.자신의 일정을 비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자신이 손수 수첩에 적어가면서 챙긴다.고령(73세)임에도 「일벌레」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
그는 약화일로의 유엔기능 강화를 위해 실추된 사무총장 지위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사람을 까다롭게 가려 만나는 것도 그래서다.자신의 대화 상대는 최소한 각국의 외무장관쯤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반면 현지 유엔대사들로부터는 잘 만나주지도않는다는 불평도 자주 듣는 편.
그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파리대학에서 국제법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카이로대학 교수로 30년간 재직하면서 대통령 정치고문으로 활약했다.77년부터 16년간 외무장관 자리에 앉아 이집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외교를 이끌어온 견인차 역 할을 해왔다.
이집트와 한국의 외교관계 수립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막판에북한측의 반대 공작에 걸려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결심을 얻어낸 장본인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과감한 내부개혁과 평화유지군 활동 강화에앞장서왔으나 자신이 주도했던 소말리아 파병등이 실패하는 바람에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이집트의 상류사회 출신으로는 드물게 모슬렘이 아니고 크리스천이다.부인도 유대인이다.내년 말로 임기가 끝나는데 재선의 여부가 주목거리다.
[뉴욕=李璋圭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