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6개월 된 복제 마약탐지견 6마리가 17일 인천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 훈련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박종근 기자]
생후 5~6개월 된 강아지들의 이름은 ‘투피(Toppy)’. 우수한 마약 탐지견인 2000년생 캐나다산 ‘체이스’를 복제한 것이다. 울타리 밖에서는 체이스가 앉아 있었으나 ‘부자지간’인 것을 알지 못했다.
마약 탐지견 복제 강아지들은 이르면 내년 6월 중 ‘마약 잡는 명견’으로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우종안 관세청 연수원장은 이날 복제 강아지를 처음 공개하고 “강아지들이 1차 테스트를 통과해 훈련과정과 최종 평가를 거쳐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아지는 모두 7마리로 지난해 10월과 11월 세 차례 각기 다른 대리모에서 태어났다. 한 마리는 다리를 다쳐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관세청은 지난해 초 우수한 마약 탐지견을 길러내기 위한 방안을 찾던 중 체세포 복제를 생각해냈다. 지난해 6월 서울대 수의과대학과 체세포 복제 협약을 맺은 관세청은 마약 탐지견의 3요소(독립성·활동성·호기심)를 갖춘 체이스를 선택했다.
강아지들은 생후 2~3개월이던 올 초 1차 자질 테스트를 받았다. 사회성·공격성·호기심이 측정 포인트였다. ▶모르는 사람이 끌고 가려 하면 저항하고 ▶낯선 소음에도 별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전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도 놀라지 않고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100% 성공이었다. 함께 테스트를 받았던 다른 8마리(자연 번식견) 중에서는 한 마리만 통과했다.
마약 탐지견이 되려면 단계별 훈련과 세 차례 종합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최종 성공률은 30%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1990년부터 최근까지 236마리를 훈련시켰으나 75마리만 최종 통과했다. 1마리 육성에 직접 비용만 4000만원(조련사 인건비 제외) 든다. 허용석 관세청장은 “복제견들의 최종 성공률을 90%까지 예상한다”며 “마약 탐지견 확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탐지견의 마약 적발 실적은 67건에 총 13억2000여만원어치였다.
글=강갑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