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년재일동포현주소>코리아타운 꿈이 영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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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재일동포들은 코리아타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얼굴이 붉어진다.
12만 재일 중국인들은 요코하마(橫濱)등에 세개의 차이나타운을갖고 있지만,우리는 67만명이나 되는데도 코리아타운이 없기 때문이다.동포들이 많이 입주해있는 오사카(大阪)이 쿠노(生野)區상점가는 한국냄새를 물씬 풍기지만 이곳을 코리아타운이라고 하지는 않는다.차이나타운처럼 노력을 기울여 생겨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코리아타운 실현의 꿈이 먼 것만은 아니다.
가나가와(神奈川)縣 가와사키(川崎)市 하마초(濱町)에 코리아타운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92년 이 지역에서 불고기집을 경영하는 동포 2세 12명이 「코리아타운 실현을 위한 불고기집업자모임」을 결성한 이후 코리아타운 설립을 추진 중이다.최근에는 가와사키코리아타운협회 설립준비회(간사 田平萬.49)도 구성,코리아타운 구상 시안(試案)을 가와사키市에 냈다.
준비회가 추진중인 코리아타운 위치는 가와사키 제1의 교포밀집영업지역인 하마초 시멘트거리.4백여에 이르는 이 거리에는 불고기집.식품점 40여곳중 11곳을 교포들이 운영하고 있다.준비회는 이곳에 인근 사쿠라모토(櫻本)상점가와 스이몬 (水門)거리에서 영업중인 동포 불고기집과 식품점등도 옮겨 복합 음식.쇼핑센터로서의 코리아타운 설립을 구상중이다.가와사키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1만여명의 마음의 고향을 만드는 한편 관광명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것이다.
준비회는 동포들의 활동거점이 되는 회관 설립을 위해 모금활동과 함께 일본인 이웃들의 협조가 긴요하다는 판단 아래 매월 2회 청소도 해왔다.준비회는 이 지역외에 재개발 계획이 서 있는가와사키市 임해(臨海)지역에 7백80㏊의 땅 소 유주인 일본강관(NKK)등과 협의,거주.교육.문화기능을 갖춘 코리아타운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그러나 이 지역 코리아타운 설립은 일본정부의 재일동포에 대한 전후 보상과 연결돼 있어 그리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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