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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초대석>"구름속의 산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구름속의 산책』은 지난해 『스피드』의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액션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마음이 맑은남자로 등장하는 로맨틱하면서도 환상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미국영화로서는 아주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그것은 흑인과 함께 미국사회의 주요 주변부 인종인 라틴계 주민들의자존심과 전통,그리고 앵글로 색슨인과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州의 포도주 산지인 나파계곡.19세기에미국이 멕시코로부터 뺏은 이 땅에는 미국 독립전부터 지금까지 멕시코계,더 나아가 스페인계 주민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다.고아출신 2차대전 참전용사인 폴 서튼(키아누 리브 스扮)은 제대후 전에 하던 초콜릿 행상에 다시 나서면서 이들과 묘한 인연을맺는다.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처녀 빅토리아가 교수의 아이를 임신한 채 고향집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는 아버지에게맞아죽는다는 그녀의 호소에 남편행 세를 하기로 하고 집에 들어간 것이다.
자존심 강한 대농장주인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고아출신 앵글로 색슨계 폴을 박대하지만 그녀 할아버지는 자신의 조상이 포도 한그루 들고 신대륙으로 와 이만한 농장을 이룩했다며 폴을 감싸준다.그러다 포도수확과 포도를 밟아 포도주로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하자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마음을 돌리면서 결혼을 선언한다.일이 이에 이르자 빅토리아는 연극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폴은 부인의 외도를 목격하면서 즉시 이혼서류에사인하고 농장으로 돌아가지만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돌아온 폴에게석유램프를 던지고 농장은 대화재에 휩싸인다.하지만 폴이 찾아낸포도나무 뿌리 하나로 그들은 새 농장을 만들 고 폴도 꿈에 그리던 자신의 가족과 뿌리를 만들게 된다.
이탈리아의 원작소설 『구름위의 네 발자국』을 바탕으로 멕시코의 알폰소 아라우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배우도 이탈리아와 멕시코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켜 라틴계의 축제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특히 환상적이고 목가적인 모습의 포 도수확과 포도밟기 장면,주민의 축제장면등은 라틴민족의 기질을 잘 보여주면서 영화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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