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무용극 "서울까치"-서울6백년 춤으로 엮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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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의 6백년 역사가 한 편의 대작 서사무용극으로 펼쳐진다.
서울시립가무단이 광복 50주년 기념으로 11~12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무대에 올리는 『서울 까치』는 1394년 한양 정도(定都)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파란많은 역사를 춤사위에 엮어 실어낸다.
시립가무단은 이 작품을 지난해 서울 정도 6백주년 기념작으로공연할 예정이었으나 대작무대의 완성도를 더 높이기 위해 1년 연기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씨가 대본을 썼고,중진 한국무용가 배정혜씨가 안무를 맡 았다.배씨는 한국춤과 서양 현대춤을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꽤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 까치』는 전체적으로 장르개념을 파괴하는 한국창작무용극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안무가인 배씨가 원래 한국무용에 장르개념없이 현대적인 춤의 요소를 많이 도입하는 편이고 작곡가인정대경씨도 정악등 국악과 컴퓨터음악등 첨단 현대 음악을 접목시켜 역동성을 살렸다.
무용극의 중심은 소나무 도사와 까치.서울의 의인화된 상징이다.무대의 막이 오르면 소나무 도사와 까치가 한양이 조선의 새 도읍지로 택지되는 이야기를 몸으로 들려준다.천도 후의 태평성대는 아낙네들의 신명나는 발놀림 춤으로 표현되며 외 세의 침입은돌풍에 휘말려 찢기는 연으로 상징된다.
가시철망을 사이에 둔 무리들의 군무,군사정부를 상징하는 스펙터클한 춤과 소품,인간회복을 선언하는 2인무와 그 2인무를 지켜보는 무리들의 춤이 21세기를 맞는 한국의 기상을 보여준다.
소나무 도사역에 한상근,까치역에 배상복을 비롯해 70여명의 시립무용단원 전원이 출연하는 『서울 까치』의 공연시간은 11일오후7시30분,12일 오후5시.서울시립무용단장으로 이번 무용극을 안무한 배정혜씨는 『타고 남은 재』『떠도는 혼』『유리도시』등의 대형무대로 독특한 춤세계를 정립하고 있다.이번 무대는 그의 춤 50년을 결산하는 필생의 무대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3991)640.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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