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파문-베일속의 카지노 李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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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카지노 李부장」을 잡아라.
서석재 前총무처장관 비자금 파문의 진원지로 알려진「카지노 李부장」의 실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까지는「李부장」이 전주(錢主)나 대리인인지,아니면 가공인물인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徐前장관에게 실명화를 부탁한「대리인」들이 李부장을 비자금의 출처로 지목하고 있어 그에 대한 실체규명이 이번 사건의핵심이다.
송석린(宋錫麟)씨는 본사기자와의 인터뷰에서『카지노업체에서 경리를 담당하는 52년생인 李부장이 배드민턴 동호인인 李우채씨의동서(54)를 통해 비자금의 실명화를 제의해왔다』고 밝혔다.그는 또『실명화 타진과정에서 李씨측으로부터 李부장 의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을 넘겨받아 金씨에게 전해주었다』고 말했다.
李씨 역시『카지노 李부장이 거액의 미실명계좌를 실명화하기 원한다는 얘기를 동서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그는 또『기억이정확하진 않지만 이창수 또는 이창섭이었던 것같다』고 덧붙였다.
宋.李씨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李부장은 52년생의 카지노 경리담당자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에대해 카지노업계에서는『카지노 간부가 개인적으로 관여했을지는 몰라도 업계 자체가 조직적으로 관여할순 없다』고 항변한다.
宋씨등이 말하는 52년생 李씨는 현직 카지노 경리부장중엔 없다는 주장이다.
워커힐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社의 한 관계자는『현재 서울.인천.부산.제주등에서 영업중인 카지노업체에는 52년생으로 李씨 성을 가진 경리부장은 없다』며『93년 검찰의 전면수사를 받은 카지노업계가 1천억원대 미실명계좌를 가지고 있 겠느냐』고 말했다. 야권.재야는『실명화를 시도한 대리인들이 배후 권력층을숨기기 위해「李부장」이라는 대리인을 내세웠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권및 수사당국 일각에서는 李부장이 카지노간부가 아닌 권력층 인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宋씨등이 말하는「52년생의 이창수,이창섭」이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의 친인척인 李모씨(42)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李圭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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