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비자금 파문-野서 보는 宋錫麟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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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의 발설자로 밝혀진 송석린(宋錫麟)씨는 정치권 특히 야당가에선 상당히 유명한 사람으로 전해진다.민자당 민주계뿐 아니라 민주당등에서도 지금까지 그를 기억하는사람이 많다.
宋씨는 육군대위 출신으로 5.16쿠데타 직후 김종필(金鍾泌)중앙정보부장시절에 중앙정보부 조정관을 역임한뒤 윤보선(尹潽善)前대통령의 민정당(民政黨)에 들어가 야당정치인으로 변신했다.
63년 6대총선때 宋씨는 충남 대덕에서 출마해 낙선했고 9대,10대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역시 당선되지 못했다.이후 그는 야당주변을 돌며 정계인사들과 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이기택(李基澤)민주당총재는 9일 宋씨에 대해『오지랖이 넓은 인물』이라고 기억했다.李총재는 宋씨를 과거 신민당시절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당시에도 宋씨는 여야 정치인을 막론하고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렸다는게 李총재의 설명이 다.
야당가의 한량으로 불렸는데 특히 상도동계에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C모위원장도 宋씨를 잘 안다고 했다. 그는 宋씨가『한마디로 마당발』이라고 했다.서울 강남의 카바레등을 드나들며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고 다녔다는 것이다.당시宋씨는 상도동 가신들과 잘 알고 지냈을 뿐 아니라 여권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터웠다고 그는 기억했다.
宋씨는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시 생활체육대회를 열면서 민주계 핵심을 비롯,국회의원 10여명을 내빈으로 참석케하고 축사까지 부탁해 민주계와의 관계를 과시했다.
C모위원장은 특히『宋씨가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의 동생 전경환(全敬煥)씨와도 자주 어울렸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5共비리등에 연루돼 전경환씨가 지난 88년 봄 미국으로도피성 외유를 떠나기전 宋씨가 먼저 선발대로 건너가 현지교포들을 상대로 사전 수습작업을 벌였다』고도 증언했다.
C모위원장은『또다른 발설자 김일창(金溢昌)씨도 안다』며『金씨가 宋씨보다 전경환씨와 더 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宋씨를 기억하는 야당인사들은 宋씨가 서울시 배드민턴연합회장을맡게된 것도 5共시절 여권인사들과의 교분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이들은 宋씨가 최근에도 전경환씨와 함께 골프를 치는모습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부에선 이같은 인간관계를 근거로 들어 비자금의 주인공으로 全前대통령쪽에 무게를 둬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일고있다. 그러나 李총재를 비롯해 宋씨를 기억하는 야당인사들은 모두『宋씨의 행적으로 미뤄볼때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을 다룰 인물은 못된다』며『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단순 브로커로 결론날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전망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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