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內國人끼리 감염 급증-올들어 외국인접촉 4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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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에이즈(AIDS)감염자로 확인된 金모(40.주부)씨는 남편에 의해 감염된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자식걱정 때문에 눈물로 밤낮을 지새우고 있다.
金씨의 남편 李모(43.건설업)씨는 단한번 해외여행을 한 적도,외국인과 접촉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건복지부 역학조사는 밝히고 있다.
李씨는 조사과정에서 극력 부인했지만 국내에서 바람을 피우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복지부에 확인된 경우만 해도 부부가 에이즈에 감염된「시한부 가정」이 27가구에 이르고 내국인끼리의 동성연애 감염자도 누계로 수십명에 이르고 있 다.
85년12월 국내에 해외유입 에이즈 감염자가 첫 확인된 이후90년대 들어 감염자 저변이 넓어지면서 올들어 에이즈가 외국인과의 성관계보다 내국인끼리의 접촉에 의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그림참조〉 복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에이즈 감염자로확인된 59명 가운데 내국인 성접촉에 의한 경우는 37명으로 외국인 접촉 감염자 10명의 거의 4배에 달한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내국인 접촉에 의한 감염자가 외국인 접촉 감염자를 앞지른 것은 92년이나 그동안은 2배정도였다가 올들어 4배로 뛰어 본격적인 토착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에따라 오는 9월부터 처음으로 TV 자막광고를 계획하는 한편 한국에이즈연맹과 대한에이즈협회등 민간단체를통한 예방.홍보를 대폭 강화키로 하는등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말 현재 헌혈및 접대부등 강제검사 과정에서 에이즈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4백72명(실제는 이 수의 3~5배 추정)으로 감염요인별로는 성접촉이 90%인 4백16명,수혈에 의한 경우가 20명등이다.
〈李榮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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