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錫宰파문과 5.6共동향 함수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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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자당 대구수성乙 지구당위원장인 이치호(李致浩)前의원이 8일탈당했다.지난 6.27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이 참패한 이후 민자당 지구당위원장으로서는 처음이다.
李위원장은 탈당선언후의 거취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현재로서는내년 15대 총선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만을 낳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계기로 5,6共 신당설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그동안 5,6共 세력의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는 적지 않은 움직임이 있었다.무소속들의 연합세력 추진,軍출신 의원들의 잦은 회합등이 대표적 예다.무소속연합은 이미 오한구(吳漢九).이정무(李廷武)前의원과 한병채(韓柄菜)前헌법재판관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권익현(權翊鉉).박준병(朴俊炳).박세직(朴世直).배명국(裵命國).신재기(辛再基)의원등 軍출신 의원들도 분기별로 정기적인 친목회합을 갖고 있다.
이중 박준병의원 같은 사람은 『근거없는 얘기』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 의원도 있다.
더구나 한번은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의 측근인 장세동(張世東).안현태(安賢泰)前경호실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흘려버리기에는 여운이 남는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의원들의 노골적인 불만표시도 잦아지고 있다.『명분만 있으면 언제든지 탈당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뱉고 있다.李위원장의 움직임이 시선을 모으는 것은 이 때문이다.지난달 25일 경북지역의원 모임에서는 『대통령의 조치 에 만족할 만한 것이 없으면 「어떤」결정을 내리자』는 결의에 가까운 입맞춤도 있었다.
그래서 서석재(徐錫宰)前총무처장관의 「전직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계좌보유」발언이 이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徐前장관은 자신의 이임식에서 이를 시사하는 말을 했다.『변화와 개혁의 지속은 국민적 합의로 일부 개혁저항 움직임이 이를 왜곡하는 현상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발언의 진의』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徐前장관의 이같은 「배경설명」은 즉각 5,6共 신당 움직임을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徐前장관이 앞장서 이들에 대한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5,6共 세력이 신당을 추진하려 했을 경우 이번의 「4천억원 비자금설」은 그 도덕성에 결정적 타격을 입히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나름대로 창당을 추진했다면 徐前장관의 발언은 그 자금을묶는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5,6共 인사들 스스로가 徐前장관의 발언의도를 「취중(醉中)실수」라고만 보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양자간에 분명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단정할 수는 없다.
徐前장관이 신당이 아니라 실명제보완 움직임을 염두에 두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이 어떻든 이번 파문으로 신당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徐前장관은 자신이 원했든,원하지 않았든 자신의 발언으로 혹시있었을지 모를 5,6共 신당 추진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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