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도시 달려보자” 대구마라톤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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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구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대구스타디움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세계적인 선수가 뛸 코스를 미리 달려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시가지 구경을 하며 ‘즐런’(즐거운 마라톤) 했습니다.”

13일 대구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강릉경포호수마라톤클럽’ 최종덕(49·강릉시 포남동) 회장의 소감이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스타움을 출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공인 코스를 뛰었다. 기록은 3시간 44분. 평소기록보다 3분 가량 더 걸렸다고 한다. 최 회장은 “막바지에 오르막이 많아 어렵긴 했지만 시민의 열띤 응원에 힘이 솟았다”며 “최고의 마라톤 대회였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회원 35명 중 20명은 풀코스(42.195㎞)를, 나머지는 10㎞코스를 뛰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덕에 대구마라톤대회가 성황을 이뤘다.

전국의 마라토너들이 ‘육상의 도시’에서 달리보기 위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마라톤대회 참가자는 1만6870명(엘리트 선수 121명 제외). 지난해 1만377명보다 62.6%늘었다. 대구시가 2001년 대회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특징은 풀코스를 뛰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818명이 참가했으나 올해는 2842명으로 3.5배 증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달구벌대로·대명로·동대구로 등 도심 간선도로를 달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규정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실측해 만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인 국제마라톤 코스다. 참가자들은 시원하게 뻗은 왕복 10차로의 달구벌대로를 뛰며 도시 경관을 감상했다.

지난해와 달리 풀코스와 10㎞ 참가자에게 상·하 마라톤복을 지급하고 30명 이상 단체 회원이 풀코스를 완주할 때 100만원의 상금을 주는 등 푸짐한 시상금을 내건 것도 참가자 증가에 한몫했다. 참가 선수들은 “날씨도 좋고 교통통제도 잘 됐다”며 “대구마라톤이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70대 할아버지 등 고령자와 독일·일본·스위스 등에서 온 외국인 90여 명이 함께 뛰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의 심영근 경기담당관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공인 코스를 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마라토너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공인 국제 마라톤 코스=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규정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만든 ‘육상경기규칙’의 로드레이스 코스 공인 등급규정에 따라 만들어진다. 규정에 따르면 스타트 지점과 피니시 지점의 고도가 1000분의 1(1000m 거리에 1m)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도로의 폭은 선수들이 충분히 경기에 임할 수 있어야 하고, 스타트에서 5㎞까지는 편도 2차로 이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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