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축구] 서울 - 수원 내일 격돌 … 라이벌전 ‘날 따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절치부심(切齒腐心)과 파죽지세(破竹之勢).

13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영원한 맞수’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현재 모습을 압축한 사자성어다.

서울은 2일 시즌 첫 맞대결(컵대회 0-2 패)을 포함, 라이벌전에서 내리 4연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반면 수원은 탄탄한 조직력과 막강 화력으로 개막 후 무패 가도(5승1무)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김진규(23·서울)와 조용태(22·수원)다. 일전을 앞둔 두 선수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진규 “쓴맛은 이제 그만”

허정무 감독이 맡은 국가대표팀에서 김진규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자기 자리라고 생각했던 대표팀 수비진 한 자리는 지난해 김진규와 맞트레이드된 곽태휘(전남)에게 돌아갔다. 곽태휘가 ‘골 넣는 수비수’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김진규는 없었다. 허 감독과의 불화설도 불거졌다. 설상가상으로 K-리그 개막전에서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당하는 불명예까지 뒤집어썼다.

김진규는 치렁치렁하던 머리를 짧게 깎고 와신상담(臥薪嘗膽), 부활을 꿈꾼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쓴맛도 보게 된다. 하지만 길어지면 곤란하다. 수원전 4연패의 사슬을 끊고 구겨진 자존심도 회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진규는 “지금 대표팀 재발탁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곤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서울의 최종 수비진을 지휘하는 김진규의 역할이 더 커졌다.

▶조용태 “신인왕까지 고고”

차붐 사단의 ‘영 건’으로 조용태가 주목받고 있다. 조용태는 시즌 6경기에 모두 출전해 1골·2도움을 올렸고,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2일 서울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연세대 3학년을 마치고 드래프트 2순위로 입단한 조용태는 차 감독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1999년 순천 중앙초등 6학년 때 차범근축구대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시상식 때 감독님을 처음 뵈었다. ‘꼭 훌륭한 선수가 돼라’고 격려해 주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게 선수 생활에 큰 힘이 됐고, 수원에서 다시 만났다”라고 차 감독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차 감독의 총애가 남다른 만큼 조용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뛴다. 드리블 돌파가 좋고 골 결정력도 수준급이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