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별을 보면 이젠 아찔하다"

중앙일보

입력

대한민국 최초 우주비행 성공으로 들뜬 9일 오후 2시(현지시각) 주러대사관 축하리셉션장에서 만난 예비우주인 고산씨는 "이제 밤하늘 별을 보면 아찔한 기분"이라고 고백했다.

이는 그가 우주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우주비행 성공으로 이제는 '별도 우주비행으로 인간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현실감이 들어서다. 그는 그렇게 새로운 우주비행을 다시 꿈꾸고 있었다.

고산씨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여기서 끝날 수 없다"며 "앞으로 유인 우주사업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주인 훈련을 통해 별을 보면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느껴진다"며 "그래서 이젠 별을 보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제 막 우주비행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별에 가는 일은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만약 별에 가게 되더라도 "조준이 안돼 다른 별로 가는 등 변수가 많을 테고, 러시아·미국도 화성을 간다고 하지만 아직 태양계에서 지구 근처밖에 못 가봤으니 아찔한 느낌이 실제처럼 살아온다"고 전했다.

별이 그저 반짝이는 물체가 아니라 인간이 갈 수 있고, 이곳을 가는 우주인의 마음을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점이 그가 이번 우주인훈련을 통해 성장한 부분이라는 것.

이어 그는 "기회가 되면 우주인으로 계속 훈련을 받고 싶다"며 "그러나 일단 항공우주연구원으로서 일해 향후 달 탐사에 필요한 로봇연구나 시각처리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향후 행보를 밝혔다.

한편 그는 탑승우주인이 된 이소연에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오히려 잘 된 것 같다"며 의연함을 보였다.

고씨는 "소연씨는 우주비행 후 돌아온 뒤에도 첫번째 우주인으로서 여러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홍보도 그렇고 매우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자신보다 더 많이 홍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적합한 사람이라며 "어떤 면에서 더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떤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을 힘들어 할 수 있지만 그녀는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너무 어린 나이에 유명해진 김연아 선수처럼 될까봐 걱정이지만 소연씨는 잘 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모스크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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