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아담&이브] 우주에서의 섹스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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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도 본격적인 우주시대에 들어갔다. 8일 이소연씨가 소유스TMA를 타고 우주 속으로 사라지자 공군은 2017년까지 한국인 우주선 조종사를 키우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씨는 19일까지 우주 공간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올 것이지만 우주에서 몇 달, 몇 년을 사는 비행사들은 근원적인 욕구를 어떻게 풀까? 우주선에서의 성행위는 짜릿한 흥분을 안겨줄까? 많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 몸이 붕 뜨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무중력 상태에서는 오르가슴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외국에서는 『우주에서의 섹스』(로라 우드맨스 저), 『마지막 임무』(피에르 코러 저) 등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적지 않다. 이들 책과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무중력 상태에서의 섹스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서구 언론은 우주인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비행사에게 성행위를 시켰다고 보도했지만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 러시아의 베테랑 우주인인 가트 무사바예프는 “우주에서의 섹스는 절대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주인이 임신하면 태아에 심각한 기형이 초래되기 때문에 성행위는 꿈도 꾸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중의 문제를 떠나 당장 무중력 섹스 자체가 쉽지 않다. 과학 작가인 배너 본타는 남편과 함께 무중력 비행 시뮬레이션을 한 뒤 “키스조차도 쉽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또 무중력 상태에서는 혈압이 낮아지고 하체로 유입되는 혈액이 감소하므로 발기조차 어렵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체위에 대한 연구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NASA가 10년 이상 체위에 대한 연구를 했으며, 96년 ‘STS-XX’ 프로젝트를 통해 20가지의 체위를 추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동물실험을 했다.

이에 따르면 네 가지 체위는 특별한 장비 없이 가능했고, 6개 체위는 특수장비의 도움을 받아 가능했다. ‘선교사 체위’로 불리는 정상 체위를 비롯한 10가지는 아예 불가능했다. 피스톤 운동에 중력을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몸을 합친다고 해도 무중력 상태에서는 땀과 침 등 체액이 증발하지 않고 둥둥 떠다녀 ‘사랑’을 방해한다. 게다가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러운 ‘우주 멀미’ 때문에 행위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구토용 백을 준비해야 하며 ‘전리품’ 역시 공간을 둥둥 떠다닌다.

따라서 당분간 우주인의 성욕을 해결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 했으니, 우주여행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인공중력이나 가상섹스 등의 해결책이 나올 듯도 하지만….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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