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야기>15.아이리시 위스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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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세계 위스키시장의 15%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아이리시 위스키」는 20세기초까지만해도 세계최고로 꼽힐만큼 유명했다.
아일랜드인들은 위스키에 관한한 자신들이 「원조(元祖)」라고 주장하고 위스키에 「e」를 집어 넣어 「Whiskey」라고 따로 표기하고 있을 정도다.
증류법이 6세기께 전도수사(傳道修士)들에 의해 중동에서 아일랜드에 전파되고,위스키라는 말 자체가 아일랜드의 「이스케 바하」(생명의 물)에서 생겨났으며,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일랜드의올드 부시밀 증류소가 1276년부터 위스키를 증 류해왔다는 점등을 내세우고 있다.18세기말에는 2천개의 증류소가 4백개이상의 브랜드를 만들어내면서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그러나 아일랜드 내전(1919~1921)으로 인한 영국과의 교역중단,미국에서의 금주령(1919~1933)을 잇따라 당하면서 시장을 잃기 시작해 증류소들이 거의 사라지다시피할 정도까지쇠락(衰落)했다가 최근들어 다시 과거의 영예를 되찾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아이리시는 만드는 방법 자체가 「스카치」와 다르다.맥아(麥芽)와 아일랜드산 보리를 주원료로 사용하고,보리의 싹튼 부분을 건조시킬때 피트탄에서 발생하는 연기냄새가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 뚜껑닫은 가마를 사 용하며,알콜순도를 높이기 위해 오래된 구리증류기에서 세차례(스카치는 두차례)나 증류한다. 때문에 위스키를 잘 모르는 사람도 강하면서도 구수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금방 구분해 느낄 수 있다.아이리시 커피에도 아이리시 위스키가 들어가야 제맛이다.
「아이리시」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인 「제임슨」은 1780년 존 제임슨이 더블린의 바우街에서 첫 증류를 시작해 2백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류(酒類)다국적기업인 페노드 리카드그룹의 한국법인인 페노리카 코리아가 「제임슨」을 호텔과 백화점 등에서 팔고있다.소비자가격은 스탠더드급(750㎖)이 3만원,프리미엄급인 「제임슨 1780」(12년 숙성)이 4만8천원이 다.
〈李在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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