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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튀지 않아 튀는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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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 매너짱, 결혼하고 싶은 남자…. 아나운서 오상진에게 붙어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환상의 짝궁’·‘네버엔딩 스토리’ 등 TV 예능 프로에서 사슴을 닮은 눈매로 여심을 애틋하게 만들고 있다. TV 밖 오상진의 진면목과 스타일은 어떨까. 중앙일보 프리미엄의 남성 패션 트렌드 기획 ‘Homme Style’ 이 따라가 보았다.

 ::: 나, 당하고만 살지 않는다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오상진은 TV를 통해 느꼈던 것보다 키가 훤칠했다. 트레이드마크인 해사한 표정은 짐작 그대로다. 사진촬영을 위해 무표정을 주문했다. 그는 심각해지는 듯하더니 이내 웃음보를 터트린다. 천상 밝은 사람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나를 ‘당하는’이미지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의 나는 우유부단하거나 당하고만 살지 않는다. 나름대로 주관도 뚜렷한 편이고 목소리를 높일 줄도 안다.” 오상진의 자평이다. 그럼에도 ‘마냥 착한’ 인상이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내 성격이 무덤덤하고 욕심이 많지도 않다. 그런 면이 방송활동하면서 드러난 것 같다. 요즘 예능프로가 재미를 부각시키다 보니 매너의 경계가 왕왕 흔들리는 것 같다. 난 예의를 매우 중시한다. 상대방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독하지도, 확 치고 나가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있다 보니 순발력 있는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 '지식인 오상진'을 넘어  
  ‘국민 훈남’으로서 치솟는 인기가 버겁지는 않을까 싶었다.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것은 방송인의 미덕이다. 운이 좋아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신 듯하다. 하지만 인기에 연연하지는 않겠다. 아나운서로서의 할 일은 얼마든지 많다.”
 그는 지금의 인기를 선배·동료 방송인들의 공으로 돌린다. 좋은 방송을 위해 함께 기울여 온 노력의 산물임을 잘 알기에 자신의 일이 더욱 소중하고 영광스럽다. 어느덧 3년 차 아나운서다. 새내기 때와 무엇이,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의 관점이나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나오고, 상위권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작은 틀 속에 갇혀 지냈다. 그 때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오히려 인간관계와 경험의 폭이 좁았다.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를 깨달았다. 인터넷 검색하면 3초 만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요즘, 중요한 건 지식의 양보다 사고의 넓이와 깊이더라.

 His Fasion Q&A    ■Question  □Answer

연예인도 많이 보고, 카메라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외모에 관심이 많아졌을 듯하다.
“외모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나마 요즘 들어 살찐 것 같다는 주변인들의 지적이 있어 약간 신경이 쓰인다. 화면상에 살집 있게 보인다고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한 마디씩 하더라. 틈 날 때마다 회사 근처 여의도 공원에서 조깅을 하며 땀 흘리고 집에서 아령으로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내가 하는 몸매관리의 전부다.
 
피부 관리에 신경 쓰는 편인가?
“전혀. 피부과에 가서 관리를 몇 번 받아보긴 했는데 내 취향은 아니더라. 누워서 마사지 받고 트러블 부위를 짜내고 이러는 거 귀찮다. 시간 있을 때 충분히 쉬고 잘 자는 게 최고더라. 술 많이 먹고 나서도 이틀 정도 푹 자면 트러블 걱정 없다.”
 
평소 어떤 옷차림을 즐기나?
“특별히 튀지 않는, 그러면서 깔끔한 캐주얼을 주로 입는다. 눈에 안 띄는 스타일이 내 전략이다(웃음).

방송용 옷차림에 본인의 의사도 반영되나?
“아니다. 스타일리스트가 내 역할에 맞춰 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나운서는 멋있어 보이려고 옷을 입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등장하는 사람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덜 두드러지도록 스타일링 한다.
 
옷장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아이템은?
“청바지. 15벌 정도 있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한 벌 두 벌 사다 보니 다양한 타입을 두루 갖추게 됐다. 저렴하면서 튼튼한 게 제일 좋다. 지금 입고 있는 바지도 출장 갔다가 25달러 주고 샀는데 요즘 가장 즐겨 입는다.”
 
패션잡지를 즐겨 읽나?
“지인들이 스타일에 신경 좀 쓰라며 한두 권씩 보내주더라. 남의 얘기는 잘 듣는지라 참고삼아 본다. 하지만 내 스타일 철학은 변함없이 ‘깔끔하게, 눈에 띄지 않게’다.”
 
잘 보이고 싶은 상대를 만날 때도 철학이 유효한가?
“그렇다.” 

헤어& 메이크업= 시아라, 윤선희 (스와브 세븐틴, 02-3446-3717)
의상협찬= 바나나 리퍼블릭 (02-3447-3600)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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