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20세기 레 미제라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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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클로드 를루슈감독의 『20세기 레 미제라블』이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영화는 단지 시대배경만 20세기로 바뀐 장발장의 이야기가아니며 빅토르 위고의 소설『레 미제라블』에서 이미지만 빌려왔을뿐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갖고 있다.그래서 단순히 장발장의 이야기만 예상하고 온 관객들은 장엄하게 전개되는 인생의 재미난 이야기에 놀라게 된다.
전쟁과 가난이 등장하는가 하면 성공과 즐거움도 넘쳐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를루슈감독의 특성이 잘 나타난 영화라는 평을 듣고있다.
아울러 아버지와 아들역을 함께 맡은 데다 젊은이.중년신사.노인에 이르는 한 인생을 두루 펼쳐보이는 장 폴 벨몽도의 연기는상당히 인상적이다.
벨몽도가 연기하는 앙리는 악당과 마음씨좋은 아저씨,강도와 조국해방에 목숨을 건 레지스탕스,비겁한 사람과 용기있는 인물등 한 인간이 지닌 여러가지 상반되는 모습을 고루 보여준다.
1933년생인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의 모습을 외모에서는 물론이고 행동양식에서도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그의 옛날 영화를 기억하는 관객들은 물론이고 그를 잘 모르는신세대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오르면서 들리는 파트리샤 카스의 주제곡을 관객들이 끝까지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서는 이유는 호소하는듯한 목소리의 카스의 노래도 좋지만 벨몽도의 뛰어난 연기력이 준 감동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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