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螺鈿기술 元나라에 영향-대고려국보展 1차 학술강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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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호암(湖巖)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대고려국보전(大高麗國寶展)」을 기념하는 1차 학술강연회가 26일 오후2시 서울 삼성생명빌딩 1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는 고려시대 문화를 전공하는 학자.학생은 물론 일반인도 대거 참석,화려하고 섬세했던 고려시대 문화.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강연은 「대고려국보전」의 의의를 전체적으로 정리한 한병삼(韓炳三)前국립중앙박물관장의 소개말로 시작됐다.韓前관장은 『그동안잊혀졌던 고려문화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이 전시의 의미는 매우 크다』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불화(佛畵 )로 손꼽히는일본 경신사(鏡神寺)의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등 해외소장품유치과정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이난영(李蘭暎)동아대 교수는 장신구.수반(水盤)이나 주전자등각종 기명(器皿).대형 청동기류.불종.불탑.동경(銅鏡)등 고려의 대표적인 금속공예품의 기법과 형태를 시대별로 설명하면서 청자(靑瓷)나 불화등으로 제한돼 있던 고려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혀주었다.李교수는 『고려는 통일신라에서 기법을 물려받아 이를 극도의 세련된 형태로 승화시켰다』며 『여러 금속공예품 가운데서도 불교공예품에는 우리네 금공(金工)기법의 온갖 솜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특히 성형된 공예품에 은(銀)을 섬세하게 새겨넣은 「은입사(銀入絲)」등 상감기법의 두드러진 솜씨는 칠기(漆器)나 도자기에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또 고려 나전(螺鈿)칠기의 권위자인 일본 다이츠카야마(帝塚山)대 가와다 사다무(河田貞)교수는 중국.일본과 구분되는 고려 나전의 독창성을 당대의 안정된 귀족사회와 연결시켜 심도있게 소개했다.가와다 교수는 인종(仁宗)원년인 1123년 에 고려를 찾은 중국 송(宋)나라 서긍(徐兢)의 말을 인용,고려 나전은 극도의 정교함(極精巧)과 세밀함(細密可貴)을 특징으로 한다고 요약했다.그는 『전세계에 알려진 고려 나전은 겨우 10여점에 불과하지만 나중에 중국 원(元)나라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질과 양 모두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대고려국보전은 오는 9월10일까지 계속되며 고려의 불교미술.
일반회화.인쇄술등을 설명하는 2차 학술강연회가 8월23일 같은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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