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야후 또 압박 "3주 내 결정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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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양 야후 CEO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의 기싸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MS쪽이 먼저 공격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야후 이사회에 최후통첩성 서한을 보냈다. 3주(26일) 내에 인수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사진을 쫓아내기 위해 야후 주주들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내용이다. 발머는 서한에서 “공개 지표들은 야후의 검색시장과 페이지뷰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MS가 1월 제안한 주당 31달러, 총 446억 달러는 당시 야후 시가보다 62%나 높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나빠져 가격을 내릴 수도 있으니 빨리 팔라는 으름장인 셈이다.

야후 이사진은 휴일인 6일 밤늦게까지 회의를 열었다. 결론은 ‘불가’였다.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은 이날 야후 측 인사의 입을 빌려 “(MS의) 제안은 여전히 우리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MS가 인수가격을 높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측에서 값을 깎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결국 가격을 올리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MS의 인수 제의를 일단 거절했지만, 야후 이사진의 심기가 편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발머의 지적처럼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의 상황이 너무 나빠졌기 때문이다. 야후의 라이벌인 구글의 주가도 지난 두 달 동안 16%나 떨어졌다. 야후는 그동안 구글·아메리카온라인(AOL)과 대안을 협상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MS의 ‘3주 시한’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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