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日 통합野黨 선거지휘 오자와 간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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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뚝뚝한 성격의 책사(策士)로 알려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53)일본 신진당 대표간사가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보였다.7.23 참의원선거에서 신진당이 뜻밖의 대약진을 했기 때문이다.
오자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기사회생(起死回生)한 것이나 다름없다.지난해 연말 색깔이 다른 야당들을 한데 모아 통합야당인 신진당(新進黨)을 만든 오자와는 창당과정의 무리수로 인해 여론의 거센 비판과 당내 반발을 겪어야 했다.뛰어난 정치적 감각과추진력에도 불구,언제나 장막 뒤에서 정치를 움직이는 「陰의 정치가」란 이미지는 대중정치인으로서의 한계를 보여왔다.
오자와는 당내의 적지않은 반발에도 불구,창가학회(創價學會)를기반으로 하는 공명당에 승부수를 걸었다.오자와는 前공명당서기장인 이치가와 유이치(市川雄一.60)정무(政務)회장과 함께「이치.이치(一.一)라인」(두사람의 이름을 땄음)콤비 를 이뤄 이번선거를 총지휘했다.사상 최저의 투표율은 공명당이 보유한 조직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오자와는 강한 개성과 추진력의 이면에 늘 敵을 만드는 약점을갖고 있다.자민당과 신생당 시절 오랜 맹우(盟友)였던 하타 쓰토무(羽田孜)부총재(前총리)와는 지난 총재선거때 사이가 벌어졌다.오자와가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前총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자민당 다케시타(竹下)派 시절부터「反오자와」는 정치의 대립축이 될 정도로 그에게는 정적(政敵)이 많다.그럼에도 그가 버틸 수 있는 것은 탁월한 정세판단과 자금동원력 때문이다.한편으론 스스로『나는 총리감이 아니다』고 공언하는 데서 역설적으로정치적 힘이 나온다는 해석도 있다.
신진당의 이번 참의원선거 약진은 즉각 오자와의 목소리를 크게하고 있다.23일 밤 기자회견에서『연립정권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빨리 총선거를 실시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중의원 조기해산.총선실시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와테(岩手)縣 출신으로 27세때 부친의 선거구를 이어받아 정계에 진출한 오자와는 게이오(慶應)大 경제학부 출신의 9選 베테랑의원이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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