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여가>추억의스타 김지미씨-미술작품 감상으로 긴장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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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추억의 스타 김지미(金芝美.56.영화인협회이사장)씨가 살고 있는 동부이촌동 아파트는 한때 은막을 화려하게 누비던 대스타답지않은 소박한 분위기가 풍긴다.
그림과 조각품들이 실내분위기를 소박하면서 우아하고 품격있게 꾸며주고 있다.
金이사장은 아침6시30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림들을 감상하고 조각품을 매만지면서 하루일과를 구상한다.
『그림속에는 항상 꿈과 희망이 담겨있어요.작가가 어려운 처지에서 그림을 그렸더라도 작품이 지향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밝은희망이지요.』 작품에서 늘 동화속의 우화를 떠올리곤 한다는 金이사장은 그림과 조각작품에 대한 감상을 통해 일상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이완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金이사장이 지금까지 수집해 보관하고 있는 작품만도 3백여점.
그림과 조각들을 전성기시절인 30대부터 한두점씩 눈에 띌때마다구입해왔다.
그림을 수집한지 어느덧 20여년.이제는 구입한 작품으로 개인갤러리를 갖출만큼 규모도 커졌다.
『배우는 감정을 움직이는 직업이지요.모든 사물을 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배우입니다.작가도 작품에서 자신의 심리상태를 전해주고 있지요.이런 점에서 작가나 배우는 비슷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金이사장은 『젊은 시절 화려한 무대뒤의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그림을 수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요즘 하루생활이 분초를 쪼개쓸만큼 바쁘다.
지난5월30일 영화인협회이사장으로 선출된뒤 그야말로 공사가 다망해졌다.
4년전 재혼한 李종구(63)박사와 1주일에 한두번은 외식을 하고,영화인협회일로 저녁까지 스케줄이 차있어 매일 오후10시쯤귀가하기 일쑤.
『원래 성격이 집에 있지를 못해요.무언가를 줄기차게 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요.작품감상은 집착이 강한 성격을 차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요.』 金이사장은 지금도 남편인 李박사와 각종 전시회나 음악회가 열리기만하면 달려간다.
『느긋하지 못한 성격탓인지 살이 안쪄요.체중이 젊은 시절하고똑같아요.그 흔한 헬스센터한번 안가거든요.』 키 1m60㎝에 몸무게 48㎏으로 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20대 신세대 처녀같다. 金이사장은 20대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같은 놀라울 정도의 몸매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스타의 얼굴과 손에 팬 크고 작은 주름들이 도도한 세월의 흐름을 말해준다.
金이사장이 요즘 건강을 위해 하고 있는 운동은 얼마전에 배운골프.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두세번은 남편과 함께 필드에 나가「신혼」의 금실을 다지고 있다.
方元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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