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요법 失보다 得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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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해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연 그대로」란 말만큼 매력적인 말도 없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충수(맹장)절제술과 여성호르몬요법만은 예외로 분류해 인간의 손길이 직접 개입돼야할 유일한 분야로 인정하고 있다.특별한 역할없이 맹장염등 말썽만 일으키는 인체기관인 충수는 외과수술때 함께 떼어주는 것이 상례화 돼있 을 정도.
여성호르몬요법 역시 폐경여성의 난소기능 저하에서 오는 여성호르몬결핍현상을 인위적 방법으로 극복하려는 약물요법으로 미국의 경우 전체 폐경여성의 15%가 매일 호르몬제를 따로 복용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치료법이다.문제는 이러한 여 성호르몬요법이 유방암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하버드大의대팀의 연구결과를 뉴스위크.타임지등 서방 언론에서 인용,보도하면서부터 이 요법의안전성 여부에 관한 논란이 심각하게 제기됐다는 것.
게다가 여성호르몬요법이 해로운 것으로 성급하게 확대해석해 보도한 일부 국내언론의 영향으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여성독자들의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호르몬요법은 유방암 발생 우려등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失보다 得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표참조〉 우선 이 요법을 5년이상 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여성보다 30%가량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는 하버드大의대팀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직후 美의학협회誌(JAMA) 최신호는 이 결과에 의문을 표시하며 실제 여성호르몬요법의 유방암발생 증가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발표했다.
대한폐경학회(회장 宋燦浩)도 최근 의사의 치료계획에 의거한 여성호르몬제 투여는 안전하며 심혈관계 질환과 골다공증 예방으로수명연장효과는 물론 안면홍조등 폐경증후군 증상마저 치료할 수 있어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연세대의대 박기현(朴起賢.산부인과)교수는 『90년대 초반부터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여성호르몬요법에 대해 일부 부정적 시각과 회춘효과를 지닌 마법의 약이란 과잉기대가 혼재해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구에서 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여성호르몬요법이 유방암 사망률보다 6배나 많은 심장병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매년 3만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는 골다공증의 예방효과로 폐경여성들의 생명연장에 가장 크게 기여하 고 있는 치료법임이 이미 지난 30년동안 충분히 입증된 상태라는 것이 朴교수의 지적이다.
洪慧杰〈本社의학전문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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