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中미사일훈련 대만해협이 불안하다-워싱턴시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정부는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이 개인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후 美-中관계가「긴장상태」에 빠졌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나당장「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美정부는 美-中 양국간의 경제관계가 정치적 이해타산보다 훨씬더 비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특히 중국정부가 연간 3백억달러에 달하는 대미(對美)무역흑자를 희생시킬 의도는 없을 것이라는게 美정부의 판단이다.따라서 아직 해결되 지 않고 있는중국태생 미국인 해리 우(중국명 吳弘達)에 대한 중국정부의 간첩혐의 구금과 21~28일 실시될 중국軍의 東중국해 미사일 발사훈련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美국무부는 對중국정책의 핵심을 동아시아에서의평화.안보.안정에두고 있다.
이는 東아시아에서 전쟁 또는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거나 中.북한.베트남등 군사강대국의 인접국에 대한 위협,그리고 정치적.외교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美국무부의 한 관리는 중국이 인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시도할 경우 美-中관계의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미국은 세계전략상 중국이가장 큰 가상적(假想敵)으로,미국의「유일 超강대국」지위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美국무부가 표방한 중국에 대한 개입정책을 중국봉쇄정책으로 해석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상황에 기인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미국이 베트남과의 국교정상화에 이어 러시아.북한.대만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중국지도부가 美-대만 관계개선에 무력시위까지 불사하는 것은 대만문제가 중국 내부문제이기도 하지만 바로 미국의 對중국 정책변화에 쐐기를 박아두자는 속셈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美행정부내 인사들은 美의회내 對대만 관계회복론이 강해지고 있음에도 불구,이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의회의원들도 당장 대만과의 수교를 논의하고 이를 표결에 부친다면 거의 절대다수가 중국을 버리고 대만을 선택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이들은 확신하고 있다.
美국무부의 데이비드 존슨대변인이 『미사일 발사훈련을 통해 중국이 대만에 위협을 가하는 것은 동아태(東亞太)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미국의 中-대만간 줄다리기외교가 계속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워싱 턴=陳昌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